[앵커]
온열질환자는 질병관리본부가 응급실을 찾은 경우에만 집계를 합니다. 실제로는 더 많다는 거죠. 최근 5년동안 평균이 1128명인데 올해 이미 이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5월말부터 그제(7일)까지 1160명, 사망자는 10명이라고 하는데요. 땡볕아래서, 또 그야말로 한증막인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해야하는 농민들의 피해가 큽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나정순/강화군 선원면 금월2리 이장 : 주민 여러분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밭에서 일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논밭 구석구석으로 이장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하지만 농사꾼들의 손은 쉴 수가 없습니다.
[오늘 고추를 땄기 때문에 약을 줘야죠. 탄저병이 오기 때문에 약을 줘야 해요.]
제 때 따지 못한 고추들은 벌써 곯았습니다.
[몰아서 (고추를) 따려니까 노인네들이 그런 사고도 일어나게 되고요.]
하우스농가들도 한창 수확에 나설 시기입니다.
이곳 비닐하우스 안은 더 찌는 듯 더운데요, 하루만 수확이 더 늦어지면 이렇게 버리는 열무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오늘 당장 수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크를 벗어 손으로 짜보니 배어든 땀이 주르륵 흐르고 고무장갑을 벗자 땀에 퉁퉁 불은 손이 드러납니다.
[땀이 나서 짓무르죠. 손이.]
올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환자는 10명.
지난달 28일 전남 해남의 한 과수원에서 일하던 43살 남성이 숨지는 등 절반인 5명이 논밭에서 일을 하다 숨졌습니다.
농민 대부분이 고령이라 체온조절이 쉽지 않은데다 쓰러지면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미경 팀장/질병관리본부 기후변화대응팀 :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물을 자주 마시길 바랍니다. 또한 가볍고 헐렁한 옷을 입고 작업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자식같은 농작물이 상할까, 농민들은 오늘도 땡볕 아래로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