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Talk쏘는 정치] 다시 들끓는 '개고기' 논쟁

입력 2016-08-08 18:59 수정 2016-08-08 20:0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강지영/아나운서]

안녕하세요. 강지영입니다. 다음 주면 말복입니다. '복(伏)'자는 사람 인(人)에 개 견(犬)자를 써서 복날엔 개고기를 먹는 유래가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요즘 개고기 식용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회에서도 동물보호법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주최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그 현장을 가봤습니다.

[전진경 이사/동물보호단체 카라 (지난 5일) : 다만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의 문화가 이제는 바뀌어서… 개 식용을 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 식용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취해야 될지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해야 될 때지, 개 식용 찬반을 하고 있을 때는 이미 많이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구달/동물학자 : 안녕하세요. 제인 구달입니다. (개고기 식용 종식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기 때문이죠. 저는 항상 개들에 대한 사랑을 가져왔거든요.]

하지만 이 컨퍼런스에 반대하는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개고기도 대한민국의 식품이다'라며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개고기 금지 컨퍼런스에서 육견협회 회원들이 반대 시위를 하면서 약간의 충돌도 우려됐지만 회원들은 약 1시간 가량 시위 후 철수했다고 합니다. 육견협회의 입장을 들어보시죠.

[최영인 사무총장/대한육견협회 : 개고기 식문화는 선사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대한민국 대표 보양식이면서 전통식품입니다. 자기 선호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일종의 자유인데 그것을 동물보호단체에서 억압해서 개고기는 먹지 말고 어떤 고기는 먹고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고기를 둘러싼 논란은 그야말로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개고기 먹는 건 하나의 문화이고 좋은 보양식이라며 찬성하는 쪽과, 국제적으로 지탄받는 일인데다 다른 보양식도 있는데 굳이 개고기를 먹어야 하냐는 반대쪽으로 갈라져있는데요.

그런데 개고기 논쟁이 엉뚱하게도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인 기보배 선수에게로 불붙었습니다.

기 선수의 아버지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고기를 먹으면 잘 맞았다'고 한 것을 놓고 배우 최여진 씨의 어머니가 욕설이 담긴 트위터를 올린 건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무식해 보이지만 욕 좀 하겠다… 한국을 미개인 나라라고 선전하냐'고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논란이 되자 최 씨의 어머니는 곧 사죄의 글을 올렸고 최여진 씨 본인도 어머니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려 했던 게 잘못인 것 같다며 사과했습니다.

개고기를 먹는 것이 국제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얼마 전 영국 여성이 한글로 '개 먹는 나라' '보신탕은 이제 그만 먹자'고 쓰여진 피켓 시위를 했는데요, 2000년대 초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개고기를 먹는다고 비난했다가 당시 MBC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하던 손석희 앵커와 논쟁 중에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인터뷰 내용을 재연해봤습니다.

[브리지트 바르도/(2001년 12월 3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프랑스인, 독일인, 미국인들은 절대로 개고기를 먹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개고기인 줄 몰랐다면 가능한 일이겠죠. 더 이상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는 얘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유명한 인터뷰 실제 음성파일을 구할 수가 없어서 스크립트를 토대로 재연해봤습니다.

이 끊이지 않는 논란을 취재하면서 여기에 두 가지 사안이 섞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째는, 한국인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개고기를 찬성하는 찬성론자이든 반대론자이든 거부감을 갖는다는 것이죠.

둘째로, 반대로 과거 먹을것이 없던 시절 보양식의 풍습을 계속 이어가야 하느냐는 지적도 새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브리지트 바르도와 손석희 앵커의 논쟁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당시 브리지트 바르도의 태도에 사람들이 반감을 가졌던 건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사람을 미개인 취급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에 대한 반발이 컸고요. 하지만 보양식으로서의 개고기 논란은 우리가 얘기했다시피 상당한 논란이 있는 사안이죠. 동물보호와 음식문화, 위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봐야 할 이슈가 아닌가 싶습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Talk쏘는 정치] '박정희 기념공원'인가 주차장인가? [Talk쏘는 정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Talk쏘는 정치] '인천상륙작전' 본 새누리 지도부 [Talk쏘는 정치] '서민증세' 논란…담뱃값 내려야 한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