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문재인 전 대표의 당 복귀 제안에 대답 없이 미소로 응수했다. 손 전 고문의 미소에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손 전 고문과 문 전 대표는 6일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평화콘서트에 나란히 참석했다. 따로 떨어져 행사를 지켜본 두사람은 행사가 끝난 뒤 만나 악수와 함께 짧은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2012년 9월 대선 후보 경선 이후 4년만이다.
문 전 대표는 손 전 고문에게 "요즘 언론에 비치는 모습이 좋아 보이더라. 빨리 당에 돌아오셔서 힘을 넣어 달라"고 말하자 손 전 고문은 활짝 웃으면서도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손 전 고문이 답을 하지 않은 것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라 말을 아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직 정계복귀 방식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고문이 아직 더민주 당적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현 상황 그대로 더민주로 복귀해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총선 이후 친노무현·친문재인계가 더민주를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손 전 고문이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더라도 문 전 대표를 꺾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국민의당 행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창업주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손 전 고문이 더민주 탈당 카드를 손에 쥔 채로 당적을 유지하면서 당 외곽에서 활동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더민주에선 당내 비주류인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문 전 대표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는 목표를 갖을 수 있다.
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도 교류하면서 두 야당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야권 주자로서의 위상 찾기에 힘을 실으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원외 정치인들과의 협력을 통해 제3의 세력 대표로 대선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