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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내 새 부지 검토" 박 대통령 발언 배경과 의미는?

입력 2016-08-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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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어제(4일) 박근혜 대통령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만남 이후 '성주 군 내 새 부지' 위치와 그 가능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성주군이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발언의 배경과 의미, 청와대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조민진 기자가 나왔습니다. 앞서 기사에서도 봤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한 건가요?

[기자]

어제 만남에 앞서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TK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게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면서 만남 자체가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 때문인지 청와대는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공개하지도 않았고, 공식적으로 사후 브리핑을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일임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참석했던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국회로 돌아가 대통령 발언을 전달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정재 원내대변인/새누리당 :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의 지역 선정과 관련해서는 성주 군민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하게 조사를 하겠고 그 조사 결과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국민에게 알려주겠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성주군 안에서 다른 곳을 사드 부지로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대통령 입장이 이렇게 달라진 배경은 뭘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성주가 심각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안보 문제 앞에서 여론이 분열되는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말인 동시에, 대통령에 대한 지역 민심 악화를 두렵게 인식하는 기류도 감지됐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이 반전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 하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아무래도 대구경북 지역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요한 지지기반이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생각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사드 배치 논란과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일단 최근 박 대통령 지지율은 31~32%. 그러니까 30% 초반을 오르내리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30%를 위협했습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30% 지지율이 무너졌다는 결과도 있었고요. 특히 대구경북인 TK 지역 지지율은 7월 첫주 55%에서 사드 배치 결정 직후인 둘째주에는 48%로 떨어졌고, 세 번째 주부터는 38%로 급락했습니다.

반면 부정평가는 25%에서 50% 선까지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같은 여론조사 수치를 놓고 본다면,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루로 여겨지는 TK 지역 민심마저 등을 돌린 것 아니냐, 그런 면에서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렇게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고, 집권 후반기도 생각해야 되고, 퇴임 후도 생각해야 되고, 그러려면 전통적인 지지기반이 중요하고, 이런 맥락으로 연결이 되는 거겠죠?

[기자]

네, 비슷한 맥락에서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그러니까 사드 부지 발표를 이틀 앞두고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구지역 숙원사업인 K2 공군기지 이전도 공식화했는데요.

이 역시 밀양이 영남권 신공항 선정에서 탈락하고, 사드 배치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악화된 TK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지지기반 붕괴를 막고, 퇴임 후 영향력까지 고려한 일련의 행보가 이어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사드 부지가 성주 성산포대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요?

[기자]

현재로선 그 가능성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일단 대통령은 물론 국방부도 지금까지 수차례 이미 발표한 성산포대 지역이 "최적의 입지"라는 걸 강조해 왔습니다.

부지 선정 문제는 미군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란 점, 또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공개절차를 수행하고 인프라 건설까지 해야 한다는 여러 가지 복병으로 만만치 않은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주 여론은 대체 부지보다는 철회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은 어제 대통령 면담에 참석한 이후 성주군 내 새 부지 검토 얘기를 꺼낸 건 본인이 아니라 대통령이었다는 브리핑까지 했는데요.

혹시라도 사드 철회라는 지역민심을 거스르는 것으로 비칠까를 염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완영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 대통령이 그간의 성주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계시고 그걸 우려해서 성주군 내 새로운 후보지를 추천받아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이해했고 지역구 의원인 제가 새로운 지역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은 전혀 없었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결국 부지 변경을 한다고 하더라도, 여론을 쉽게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일단 다른 부지를 검토해보라고 말은 꺼냈는데. 그 전 부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후폭풍이 더 일 수도 있는 상황인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한 말을 살펴보면 성주군이 추천하는 새 지역을 거론하면서
"면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국민에게 알려주겠다"는 겁니다.

우선 조사해보겠다, 그리고 결과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역시 "재검토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한 결과에 따라 기존의 부지가 최적이라는 설명을 통해 여론을 설득하겠다는 복안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 그런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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