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방학에 우리 아이들 어떤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줄까, 매 방학마다 학부모들의 고민입니다. 입시를 위해 기숙 캠프에 보내시는 분들도 있으신데요. 아이들에게 맞는 환경이 아닌 곳들이 있습니다. 숙박시설이 없는 학원들이 호텔을 빌려서 아이들을 자게 하고 있는 건데요, 그 모습 보시겠습니다.
문현경 기자입니다.
[기자]
밤 10시가 넘은 시각, 서울 강남의 한 호텔입니다.
가방을 멘 고등학생들이 하나둘씩 호텔 뒷문으로 들어갑니다.
미국 대학 입시를 위한 여름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학원에서 수업을 마친 뒤 잠을 자러 호텔을 찾은 겁니다.
호텔 한편에선 금요일 밤을 맞아 가라오케가 한창 영업 중입니다.
청소년 유해업소와 한 건물에서 학생들이 숙식을 하지만, 호텔에 상주하는 지도교사는 따로 없습니다.
[학원 관계자 : 밤에는 점호만 하고는 풀어주고. (지키는 분이 계신 건 아니에요?) 네. 뭐가 문제가 되면 어차피 다 CCTV가 있으니까…]
서울 송파구의 한 4성급 호텔. 밤 늦은 시각, 호텔 앞으로 학원 차량이 들어옵니다.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을 따라가보니,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강사와 작별인사를 합니다.
[수고하세요.]
여름방학 4주 동안 캠프를 진행하는 이 입시학원에선 학생들을 호텔에서 자게 하고 있습니다.
2인 1실이 정원이지만 간이 침대 2개를 더 넣어 4명이서 지내고 있는 상황.
기숙 시설을 갖추지 않았지만 '방학 캠프'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기숙형태로 운영하는 겁니다.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 : 아이들을 상대로 해서 숙박업소를 알선해주고, 기숙 생활 아니에요. 학원법에서는 그런 거를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가 규정한 학원 교습 시간은 밤 10시까지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캠프들은 대부분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공부를 시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