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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선 행보 김무성, 박 대통령과 '각 세우기'

입력 2016-08-04 18:45 수정 2016-08-0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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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4일) 오전 대구·경북 초선 의원들과 면담을 했습니다. 사드 관련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자리가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박심' 논란이 벌어졌죠? 특히 비박계 좌장으로 통하는 김무성 전 대표가 "잘못된 일"이라며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당내에선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대선 전략'을 택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김 전 대표의 '대선 법칙'에 대해 정강현 반장이 분석해보겠다고 합니다.


[기자]

김무성 전 대표는 민생투어를 시작하며 대선행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시작부터 대선 전략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는데, MS, 그러니까 김무성 '대선 법칙'을 살펴보겠습니다.

MS 대선 법칙 하나. '탈 30시간의 법칙'입니다.

오늘 오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 지역 초선 의원들과 만났습니다. 주로 사드 관련 이야기가 오갔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TK 의원들을 불러모은 것 자체가 '박심'을 드러낸 것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그 비판의 선봉에 김 전 대표가 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면담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여당을 출입하는 기자 입장에서 보면 좀 낯선 장면입니다. 김 전 대표의 '30시간의 법칙'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가도 30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꼬리를 내린다는, 그 법칙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었습니다.

2014년 10월 16일 오전 9시. 김 전 대표는 중국 상하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다." 이 발언은 박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24시간 뒤 슬그머니 꼬리를 내립니다.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 (2014년 10월 17일) : 대통령께서 이태리 아셈 외교를 하고 계시는데 제가 예가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이제 김 전 대표는 '탈 30시간의 법칙'을 선언한 것 같습니다. 어제만 해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행보를 계속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때문에 분열이 돼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오지도 않는다"며 은근히 각을 세우더니, 오늘은 대통령이 불편해하는 개헌론을 다시 꺼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 5명의 대통령이 사실상 출당 당하지 않았습니까? 이 실패한 제도 아닙니까? 여러분. 그래서 대통령 권력을 분산시키는 개헌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 그럼 김 전 대표는 무슨 이유로 '30시간의 법칙'을 깨고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이른바 '각박'의 길을 택한 걸까요.

MS 대선 법칙, 그 두 번째를 보겠습니다. 이번엔 수학 공식 같은 게 보입니다. A값은 여당 대선주자, B값은 임기말 대통령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임기말이 되면 여당 대선주자가 대통령을 배제하는 게 대통령과 손을 잡는 것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 공식은 정치권에서 널리 통용되는 겁니다. 임기말이 되면 보통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여당 대선주자들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이 공식대로 되진 않습니다. 역대 사례를 보겠습니다.

먼저 1997년 대선.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후보는 탈당 요구를 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결과는 낙선.

2007년 대선에서도 정동영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비난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는데, 역시 낙선했습니다.

반면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김대중 대통령의 자산과 부채를 끌어안겠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힘이 실렸고, 박근혜 대통령도 2012년 대선 후보가 된 직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직접 만나면서 원만한 관계를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임기말 대통령과 극단적인 각을 세우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당내에선 김 전 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행보를 하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습니다. 특히 친박계는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이장우 의원/새누리당 : 김 전 대표의 발언은 당의 원로이자 차기 유력 대선 후보 분 중 한 분으로서 비상식적이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박심'이나 '김심'이나 당내 경선에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건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합니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방식으로 또 다른 계파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김 전 대표가 뭐라고 답을 할 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장기하와얼굴들의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노래입니다. 정치권에선 친박과 비박을 향해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말하곤 합니다. 서로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겁니다.

김 전 대표가 민심이라는 본질보다 정치 공학적 계산으로만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면, 본인이 꿈꾸는 대선도 결국 그렇고 그런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새겼으면 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대선 행보 김무성, 박 대통령과 각세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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