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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최경희 총장 '철회 카드' 배경은?…'사면초가'에 위기감 느꼈나

입력 2016-08-03 15:45

3일 긴급 교무회의서 미래라이프대학 철회 전격 결정

교수들까지 학생지지 성명 잇따라 내며 궁지 몰려

'불통' '독단' 이미지 고착화 우려, 고립 위기감 작용한 듯

최 총장 "교육부에도 철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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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긴급 교무회의서 미래라이프대학 철회 전격 결정

교수들까지 학생지지 성명 잇따라 내며 궁지 몰려

'불통' '독단' 이미지 고착화 우려, 고립 위기감 작용한 듯

최 총장 "교육부에도 철회 확인…

이대 최경희 총장 '철회 카드' 배경은?…'사면초가'에 위기감 느꼈나


이화여대가 3일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이날은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인지 7일 째이다.

이대 측은 아침 9시 긴급 교무회의를 열어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미 선정된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최경희 총장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 때까지만 해도 설립 철회 가능성을 조금도 내비치지 않았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관련 일정 중단"을 밝히면서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고,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면서도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런 최 총장이 불과 이틀 만에 사실상 백기를 든 건 사태의 대립구도가 '학생 vs 총장'에서 '학교 vs 총장'으로 흘러가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 인문대 교수 43명은 2일 밤 '현재 이화여대 사태에 대한 인문대 교수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은 잠정 중단이 아니라 폐기돼야 한다"며 "총장은 1600여 명의 경찰병력을 캠퍼스에 불러들인 초유의 사태와 이 사실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함으로써 이화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수들이 실명 게재까지 불사하며 학생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대교수협의회(교협) 게시판에도 같은 날 밤 "교협에서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개별 교수들의 서명을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 꼭 참여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둘러싸고 기존 재학생에 더해 졸업생들이 대거 나서더니 급기야 교수들까지 집단으로 가세해 총장을 상대로 대립각을 세우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처럼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기류에서 최 총장은 기존 방침을 완강하게 고수할 경우 '불통' '독단' 이미지가 고착화하고 학교 구성원들 속에서 사면초가로 고립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 대 총장' 구도에서 '학교 대 총장' 구도로 전환돼가는 흐름에 최 총장이 위기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인문대 교수진은 성명서에서 "이(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은 학교의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총장과 보직자들이 독단적으로 처리해 평교수는 물론 학과장도 그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형세가 갈수록 불리해지면서 최 총장이 전향적으로 내놓은 '철회 카드'는 그러나 아직 기대했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은 학교 측의 철회 결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체 언론대응팀을 통해 "전면폐지라 함은 교육부와의 협의 후 공식 발표를 의미한다"며 "교육부로부터 폐지화 계획은 없다고 오늘 아침 전달 받았다. 이화여대를 평단(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서 제외한다는 교육부의 공문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공권력 투입에 대해 사과하고 시위 참여 학생들과 성명서를 발표한 교수 및 교내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을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최 총장은 오후 1시40분께 본관 정문 앞에서 "확인한 결과 오전 10시45분에 교육부 (철회) 발표가 확인됐다"며 "과정이 어땠든 공권력 투입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학생 등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미래라이프대학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학교의 '학위 장사'나 다름 없으며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 지난달 28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평의회 소속 교수, 교직원 등 5명이 본관에 갇히는 상황이 발생했고, 급기야 지난달 30일엔 시설물 보호와 감금자 구조를 위해 학내에 경찰 1600여명이 진입해 파문이 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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