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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새누리당 전대, 어김없이 찾아온 '박심' 논란

입력 2016-08-03 18:57 수정 2016-08-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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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일 대구경북 지역 초선 의원들과 대통령의 면담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일단 "사드 등 현안과 관련해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선 청와대가 당 대표 경선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오늘(3일) 여당 발제에서는 전당대회 때마다 되풀이 되는 이른바 '박심' 논란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은 문제 하나를 내면서 시작해보겠습니다. 잘 듣고 정답을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대화를 듣고 빈칸에 들어갈 말을 고르시오.

"박근혜 대통령은 OO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야. 기자회견도 딱 세 번밖에 안 했잖아"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전당대회 때만 되면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몰라. 당 대표 후보들이 △△이 어디 있느냐를 놓고 싸우기도 하잖아."

1번. 화합, 진박
2번. 공주, 수첩
3번. 군주, 측근
4번. 불통, 박심

자, 정답은 뭘까요? 공주? 수첩? 네, 좀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정답은 4번이죠.

'불통' 이미지가 있는 박 대통령의 마음, 그러니까 '박심'이 전당대회 때만 되면 희한하게도 표심과 '소통'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곤 합니다.

박 대통령이 마음에 둔 당 대표 후보가 누구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곤 하죠. 이번 전당대회에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박심' 논란입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이런저런 발언을 했는데, 제가 주목한 발언은 이겁니다.

[제33회 국무회의 (어제) : 여러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의 대표인 국회의원들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입니다.]

네, 바로 이 대목입니다. "국회의원들을 직접 만나겠다" 박 대통령이 지역 의원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건 이례적입니다. 이 장면을 한 번 보시죠.

[신년 구상 기자회견 (지난해 1월 12일) : 대면 보고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좀 더 이렇게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마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네, 이렇게 대면 보고를 달가워하지 않는 박 대통령이 "의원들을 직접 만나겠다"고 말한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계속 의아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청와대가 실제로 대구·경북 지역 초선 의원들과 대통령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었던 겁니다. 바로 내일 오전 10시라는 일정까지 나왔습니다.

일단 좋습니다. 대통령이 의원들과 소통한다는 데 말릴 이유는 없습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불통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시점이 문제입니다. 전당대회가 당장 다음주인데, 박 대통령이 의원들과 마주앉는 것만으로도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장 비박계에선 "친박이 기획한 면담"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광주를 방문한 김무성 전 대표는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이 특정 지역의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대통령 면담을 추진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청와대는 당황한 분위기입니다. 면담 일정은 시인하면서도 확대 해석은 경계했습니다. 정연국 대변인은 "(대통령 면담이) 전당대회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는 자리일 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박심' 논란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전당대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미소로 답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2014년에 이어 이번에도 박 대통령이 모습을 나타낸다면, 현장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친박 후보들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심'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최근까지 전당대회에서 박심의 전적을 살펴보겠습니다.

2004년 박 대통령 본인이 대표가 됐을 때부터 살펴보면, '박심'이 지원한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된 경우가 두 차례 뿐입니다.

2006년 박 대통령이 지원한 강재섭 대표가 당선됐고, 대선 직전인 2012년 친박계 황우여 대표가 선출됐을 때, 딱 두 번입니다.

특히 대통령이 된 이후 첫 전당대회였던 2014년엔 현장에 직접 참석해 '박심'을 발휘했지만, 비박계 김무성 후보가 친박 서청원 후보를 눌렀습니다.

역대 전적으로 보자면 본인이 대표가 된 것까지 포함해 3승 4패입니다.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과 달리 당내 선거에선 승률이 높지 않았던 겁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언니네이발관의 '보여줄 순 없겠지'라는 노래입니다.

박 대통령은 본인의 마음을 은근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각종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전당대회가 가까워오면서 숨겨둔 마음을 슬쩍 내비치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박심'은 가급적 보여주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당내 경선에 불필요한 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전대, 또 '박심'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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