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난 지 이틀만에 또 다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일가족 다섯 명이 탄 SUV 차량이 도로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네 명이 숨졌는데요. 블랙박스에는 마지막까지 한 살과 세 살 배기 아기 걱정만 하는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홍지유 기자입니다.
[기자]
내리막길로 접어든 차량에서 이상이 감지됩니다.
[차가 왜 이래? 차가 왜 이래?]
속도가 붙은 채 아슬아슬 교차로를 통과했지만,
[아빠, 아기! 아기! 아기!]
도로변에 주차된 트레일러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기 걱정만 한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도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어제(2일) 낮 12시 반쯤 일어난 사고로, 운전자 64살 한모 씨의 부인과 딸, 한 살과 세 살 배기 손자 등 4명이 숨지고 한씨가 크게 다쳤습니다.
이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다대포 해수욕장에 물놀이를 가던 중이었습니다.
경찰은 차체 결함이나 운전자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운전자 한씨는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한씨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