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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첫 여성도지사, 극우성향의 개헌파…혐한단체 활동도

입력 2016-08-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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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첫 여성도지사, 극우성향의 개헌파…혐한단체 활동도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여·야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며 승리한 여성 정치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4)의 극우 정치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1일 치러진 도쿄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고이케 후보가 당선되자 일본 주요 언론들은 1947년 도지사 선거 실시 이래 첫 여성 당선인에 초점을 맞춰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은 고이케가 자민당 출신이지만 당의 추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정면 돌파한 것 등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고이케는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 대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을 지지했다가 아베 총리 눈 밖에 난 인물로 소개되며, 아베 총리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인것 처럼 묘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1일 아사히신문은 그의 과거 극우 정치 행보 등 '이색 경력'을 조명했다. 고이케 당선인은 안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개헌파'라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과 전후 지원에 관한 아사히 신문사의 조사에서 고이케 당선인은 "개헌을 해야 한다"며 집단적자위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 규정한 '개헌'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고이케 당선인은 본의 대표적 극우 단체인 '일본회의'의 국회의원 간담회 부회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도지사 당선 후 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최근 몇 년간 (일본회의)와 거리를 두었지만 일본의 국익, 전통, 역사는 소중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찬성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야당 후보인 도리고에 슌타로(鳥越俊太郎, 76)가 가두연설에서 "어떤 여자 후보가 한 잡지 대담에서 '일본의 외교적 군사적 핵무장이라는 선택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도쿄 도지사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며 고이케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이케는 도리고에 후보가 자신의 발언을 곡해해 조작했다고 받아쳤다.

하지만 고이케는 지난 2003년 3월 일본 우파 잡지 '보이스(Voice)'에 "핵무장 선택사항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또 고이케 당선인은 선거 초반 유세에 "병에 걸렸던 사람을 데리고 와서 어떻게 하겠냐"면서 암을 극복한 도리고에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을 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도리고에 후보가 지난달 19일 마스다 히로야(増田寛也,64) 여당 후보 및 고이케 후보와 함께 출연한 후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암에서 생존한 암서바이버에 대해 차별·편견"이라고 추궁하자, 고이케 후보는 불과 며칠 전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하지 않았다" "기억에 없다"며 웃으며 부인했다. 고이케 후보는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이런 것이 선거"라면서 "트럼프는 더 대단한 말을 한다"며 자신의 발언은 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말하기까지 했다.

고이케는 또 일본의 대표적인 혐한 단체인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관련 활동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8일 도쿄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이케는 한 기자가 고이케가 2010년 재특회 관련 강연을 한 사실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고이케는 "여러 강연을 하고 있지만 재특회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 (강연을) 주최한 단체와 재특회의 관계도 모른다"면서 "그러므로 재특회 강연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발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고이케 의원의 2010년 강연 안내문에는 "협찬: 재특회"라고 분명히 기재돼 있다고 일본 언론은 밝혓다.

고이케 당선인은 효고(兵庫)현 출신으로 일본의 간사이(関西)학원 대학교 재학 중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다"며 중퇴하고 이집트 명문 카이로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후 방송 앵커를 거쳐 1992년 참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해 일본신당, 신진당, 자유당 보수당을 거쳐 자민당에 입당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이케 당선자는 참의원 1선(임기 중 사퇴), 중의원 8선을 기록한 중견 정치인으로 방위상, 환경상,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 등을 지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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