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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새누리 전대 첫 연설회…'국민'은 안 보였다

입력 2016-08-01 18:47 수정 2016-08-0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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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어제(31일) 첫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어제 경남 창원에서 열린 연설회엔 5000여명의 당원이 몰려 성황을 이뤘죠. 하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 제안보다 상대방을 향해 계파 공격을 되풀이하는 구태가 되풀이됐다는 비판도 만만찮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선 연설회에서 나온 후보들의 발언을 정강현 반장이 비판적으로 분석해보겠다고 합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지겹도록 계파 싸움을 비판하는 발제를 했는데,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방송 때마다 "계파 얘기 지긋지긋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오늘도 '계파 싸움' 이야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어제 열린 첫 합동연설회는 계파로 시작해서 계파로 끝났습니다. 당 대표 후보들은 상대방을 향해선 "계파 정치"라고 공격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은근히 계파색을 드러내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그럼, 어제 나온 발언들을 따져보겠습니다.

비박계 후보들은 친박 후보들을 향해 "패권 집단"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주호영 새누리당 대표 경선 후보/(어제) : 지난 총선, 누구의 책임입니까. 무지막지하게 공천권을 휘두른 친박 세력, 책임져야 하지 않습니까.]

[정병국 새누리당 대표 경선 후보/(어제) : 당이 사망신고 직전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계파 타령, 아직도 기득권에 안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친박의 역할은 끝났습니다. 여러분!]

두 사람은 이렇게 친박 후보들을 향해 "계파 타령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물밑에선 '2차 비박 후보 단일화'를 놓고 논의가 오가고 있습니다.

이걸 두고 당내에선 "비박 단일화 역시 또 다른 계파 정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친박 쪽은 비박 후보들에 비해서 일관된 목소리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같은 친박계로 분류가 되지만, 후보마다 계파색에 온도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선명하게 비박계에 날을 세운 건 이주영 후보였습니다.

[이주영 후보/새누리당 대표 경선 영남권 합동연설회(어제) : 계파패권주의에 기댄 비박 단일화라는 유령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새누리당을 떠돌고 있습니다.(옳소)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서로들 배제하겠다는 후보들까지 난무하는 지금입니다.]

마치 친박 계파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며칠 전만 해도 이 의원은 자신의 정체성을 '친박'으로 분명히 규정했습니다.

[이주영 후보/새누리당 대표경선 - CBS 김현정의 뉴스쇼(지난 28일) : (친박이라고 하고 또 멀박이라고 하고 도대체 어떤 박이세요?) 대통령 탄생 이제 기여를 했고 또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의 각료를 역임했기 때문에 언론에서 저를 이제 친박으로 분류하죠, 자연스러운 겁니다.]

이렇게 친박, 중립 등을 오락가락 하는 이주영 의원을 향해 당내에선 "계파 줄타기를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어제 한선교 의원이 이렇게 '친박 탈출'을 선언한 것과도 대비되는 장면입니다.

[한선교 후보/새누리당 대표 경선(어제) : 저는 어느 계파에도 기대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앞만 보고 가겠습니다.]

반면 이정현 의원은 '계파'라는 말 자체를 꺼내지도 않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친박계 당원들이 응원 도구를 흔들면서 "이정현"을 연호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정현 후보/새누리당 대표 경선 새누리당 영남권 합동연설회(어제) : 이 잠바떼기를 입고 여러분 자 여러분 국민과 함께 (누볐습니다). 오늘 저에게 연호 한번 해주시겠습니까. 이정현 (이정현) 이정현 (이정현)]

확인해보니 저렇게 이정현 의원을 연호한 관중들 중 대다수가 친박계 최고위원 후보인 조원진, 이장우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내에선 "친박계가 이정현 후보를 밀기로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주목되는 건 또 있습니다. 이정현 후보가 연설을 통해 이런 포부를 밝혔다는 점입니다.

[이정현 후보/새누리당 대표 경선 영남권 합동연설회(어제) : 정부에 대해서 제대로 비판하고,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또한 바로 집권여당이 해야될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정현 의원은 한 달 전 보도통제 녹취록 파문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녹취록 발언과 사뭇 달라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21일):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지~ 그게 맞습니까?]

어제 연설회 직후 당 안팎에서 이런 지적이 나왔습니다. 언론이 정부를 비판한다고 보도통제를 시도했던 분이 과연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당 대표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이 후보가 새겨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먹먹한 마음으로 이 음악을 가져왔습니다. 제가 방송을 준비하면서 여러번 들었는데, 지금도 마음이 먹먹합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부른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입니다.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 중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과 청와대 홍보수석이 있습니다. 나머지 세 분도 집권 여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어제 연설회에선 고통받는 국민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긴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섯 후보 여러분, 이 음악을 끝까지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전대 첫 연설회…국민은 안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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