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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당권주자들, '문심' 구애 호흡조절…여론비판 의식한 듯

입력 2016-08-01 14:28

주류 후보들 '문심 행보'에 여론악화 가시화…서둘러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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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후보들 '문심 행보'에 여론악화 가시화…서둘러 수습

더민주 당권주자들, '문심' 구애 호흡조절…여론비판 의식한 듯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친문'의 표심을 향한 당권주자들의 구애가 잠시 사그라든 모양새다. 비전 제시 없이 구애경쟁에만 매몰됐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이종걸·김상곤·송영길(기호 순) 등 4명의 당권 주자들 중에서 이종걸 후보를 제외한 3명의 친노계 후보들은 당내 주류 계파로 분류되는 친노·친문 표심을 연일 자극하는 데에 몰두했었다.

일례로 추 후보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적극 해명했었고, 송 후보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죄로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찾으며 그의 가석방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송 후보의 부인까지 나서서 네팔 체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전 대표를 공항에서 맞이하기도 했다.

김상곤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뒤늦게 당권경쟁에 뛰어들면서 여론의 비판을 덜 받은 편이다. 김 후보 측은 "계파나 지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또한 출마선언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며 사실상 자신이 친노계와 가까운 사이임을 과시했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주류 후보들의 '문심(文心) 행보'에 당 안팎에서는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왔던 게 사실이었다. 주류 후보들이 당의 혁신을 위한 비전이나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채 마냥 구애에만 몰두, '문재인 바라기'가 됐다는 지적에서다. 이번 전대가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공공연하게 나오는 실정이다.

앞으로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당대표가 이미 당내 주요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사실상 공개지지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이같은 흐름이 전대 뿐만아니라 대선 국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인 셈이다.

문 전 대표도 이런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듯, "당대표 선출 과정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문심 행보를 겨냥, "당권 주자들이 초반에 '문심'을 외쳤던 이유는 당내의 다수세력을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취지였을 것"이라며 "친문은 한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문재인 전 대표도 한 명을 밀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들까지 문심에 의존하는 것은 낡은 관성에 붙잡히는 것"이라며 "(당대표 후보) 컷오프 후에는 누가 새로운 캠페인을 치고 나오는지 잘 봐야한다. 준비 안 된 사람은 끌려다닐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 악화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오는 5일 예정된 '컷오프' 예비경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후보자들은 서둘러 여론 수습에 나서고 있다.

추미애 후보와 송영길 후보는 각각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을 찾았으며, 김상곤 후보는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들의 태세전환에는 유일한 비주류 후보인 이종걸 후보가 "문재인 전 대표가 대권후보로 된다면 야권통합은 어렵다"며 연일 차별화를 시도, 전당대회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5일 예비경선이 끝나고나면 주류 후보들의 '문심 행보'에 다시금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당 관계자는 "우리 당의 집토끼라는 게 결국은 친노계, 친문계 아니겠느냐"며 "이들의 표가 흩어지면 승리할 수 없다는 게 이미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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