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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서청원, 친박계 대규모 만찬으로 세력 과시

입력 2016-07-27 19:23 수정 2016-07-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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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 당권 경쟁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제(26일)까지만 해도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오늘 불출마를 선언했죠. 이런 가운데 서청원 의원은 친박 의원 수십 명과 만찬을 엽니다. 이 자리에서 사실상 친박 단일 후보를 지명할 거란 예측도 나왔었죠. 서청원 의원은 부인했습니다만.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대규모 친박 만찬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 다양하게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어제 여당 발제 :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인데, 이 분이 갑자기 당권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치는 과연 생물이었습니다. 제가 어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당 대표에 출마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김 전 지사가 친박 후보냐, 비박 후보냐 열심히 따져봤는데,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됐습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문수 올림'

몇 시간 뒤엔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출입기자 입장에선 이것도 뜻밖이었는데, 아무튼 김문수, 홍문종 이 두 분이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판세를 뒤흔들 변수는 사라진 셈입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이벤트가 하나 있습니다. 조금 전 6시부터 시작된 친박 의원 50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만찬입니다.

친박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소집했는데,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가 어떤 후보를 지원할지 결정하는 자리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자, 지금 보시는 곳은 여의도의 한 식당가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포켓몬 고' 게임처럼 구성을 해봤는데, 친박 의원들이 한두 명씩 포착이 되는군요.

맨 앞에 친박의 큰 형님, 서청원 의원이 보이고요. 정갑윤, 조원진, 이장우 의원도 포착됩니다. 오늘 불출마 선언을 한 홍문종 의원도 보입니다.

그런데 저 끝에 저 분 이주영 의원 아닌가요? 친박 당권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모습이 보이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사실은 사연이 좀 있습니다. 조금 전 5시까지만 해도 이 의원이 만찬에 참석한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런데 방송이 나가는 도중에 제게 또 문자가 왔습니다.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요.

며칠 전 서청원 의원은 친박 의원 50여 명에게 팩스로 만찬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이 때 당권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 한선교 의원은 초대장을 못 받았습니다. 유일하게 이정현 의원만 초대장을 받았는데, 이렇게 거절했습니다.

[이정현 의원/새누리당 (지난 24일) : 저는 절대 안 갑니다.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정현 의원은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했는데, 정작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이주영 의원이 한때 참석을 검토했던 겁니다.

자, 그런데 시점이 참 묘합니다. 사실 그동안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친박 중진 의원들은 이 의원을 탐탁지 않게 여겼습니다.

총선 패배에 대해 친박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계파색 지우기에 열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JTBC 정치부회의 인터뷰 (지난 13일) : (지금 서청원 의원이 이른바 친박계 교통정리를 하겠다, 그 얘기에 대해선 좀 어떻게 생각하세요?) 누누이 강조하는 바와 같이 계파 프레임을 좀 벗어나자, 얼마나 상하겠냐. 또 그 계파 타령이냐, 이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탈계파 행보를 하니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결국 홍문종 의원을 친박 단일 후보로 내세울 거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 홍문종 의원이 불출마 결정을 하니까 이주영 의원이 한때 친박 만찬 참석을 하기로 검토했던 겁니다.

가만히 따져보니 며칠 전부터 이 의원의 행보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긴 합니다.

"내가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 건 굉장히 부자연스럽다"고 말하더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막 시작된 친박 만찬에선 서심, 그러니까 서청원 의원의 마음이 어떤 후보에 있는지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 엉뚱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친박계는 이렇게 셈법이 복잡하지만, 사실 오늘 만찬을 두고 "친박의 세력 과시용"이란 비판이 아주 거셉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서 의원이 대규모 친박 모임을 소집한 건 최근 들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친박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서청원 당시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 (2014년 7월 6일) : 누가 박근혜 대통령을 헐뜯더라도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 운명을 같이 합니다.]

서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뼈박', 그러니까 '뼛속까지 친박'으로 불립니다. 서 의원이 지금 열리고 있는 대규모 만찬에서 자신의 정치 운명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브로콜리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라는 노래입니다. 서 의원이 마련한 친박 만찬은 "노골적인 계파 모임"이란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서 의원은 자신의 정치 운명을 위해서 또다시 '친박'이란 이름을 소환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미 끝나버린 노래"라고, 앵콜 요청은 금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서청원, 친박 만찬으로 세력 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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