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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성당테러로 중동 내 기독교 위협 재조명

입력 2016-07-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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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성당테러로 중동 내 기독교 위협 재조명


프랑스 성당테러로 중동 내 기독교 위협 재조명


프랑스 노르망디 루앙의 한 성당에서 발생한 테러로 중동 국가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의 위험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 지역에 사는 기독교인들이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등 극단 이슬람 세력에 오랜 기간 위협을 받아왔으며, 심지어 해당 국가 정부에 의한 핍박도 있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루앙 성당 테러는 일종의 모방 범죄가 유럽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루앙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점령지의 교회를 장악하고 종교 시설을 파괴해왔다. IS는 교회 상징물을 세우는 것이 우상 숭배라고 주장하며 십자가와 성화(聖畫)를 훼손했다. 2014년 중순 이라크 북부에서 세력을 넓히는 IS를 피해 도망친 기독교인만 수천 명에 달한다.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학살도 자행했다. 지난해 IS의 리비아 지부는 이집트 기독교인 21명과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기독교인 31명을 살해했다. 루앙 성당의 자크 아멜 신부에게 했듯, 이들도 흉기로 목을 찔렀고 살인 장면을 촬영했다. 촬영 장면은 IS의 선전물로 이용됐다.

지난달 말에는 이집트의 IS 연계 조직이 시나이 반도 북부 도시 알 아리쉬에서 기독교 사제를 사살하기도 했다. 당시 IS는 '믿음이 없는 전투원'(disbelieving combatant)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2013년에는 IS가 시리아 락까에서 이탈리아 출신 파올로 달롤리오 신부를 납치했다. 달롤리오 신부는 시리아에서만 30년 동안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생사 여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점령지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공개적인 종교 활동을 할 수 없으며 별도의 세금 '지즈야'(jizya)를 내야 한다. 많은 기독교인은 레바논으로 도피했다. 알레포에서 1년 넘게 IS의 통치를 받다가 레바논으로 피신한 한 기독교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세금이 너무 무거워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IS 외에 다른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을 공격하고 있다. 2014년 알카에다 연계 단체는 다마스쿠스 수도원에 있던 시리아 수녀 등 13명을 납치한 뒤 몸값을 받고 풀어줬다.

IS와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은 이런 공격이 '십자군을 겨냥한 성전'이라고 주장해왔다. 루앙 성당 인질 테러가 발생한 26일에도 IS는 성명을 내고 "십자군 연합국에 대항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이 중동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을 중세시대 십자군 전쟁에 빗댄 것이다. 이는 IS가 자신들의 테러를 이슬람권 대 서방, 이슬람 대 기독교 간의 전쟁으로 규정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탄압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기독교 주민들도 있었다. 이집트의 소수 종교인 콥트 기독교도는 권위주의적인 정부에 의해 오랫동안 '2등 시민'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차별에 항의하는 평화 시위를 열 때마다 보안군에 진압당해 수십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토로했다.

레바논 발라만드 대학 기독교-무슬림 센터의 게오르게스 마수 소장은 WSJ에 "사실 기독교인과 무슬림 모두가 오랫동안 이런 상황을 걱정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려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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