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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조차 없는 곳도…'에너지 빈곤층'의 고된 여름

입력 2016-07-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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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창문도 없고 건물도 다닥다닥 붙어있는 쪽방촌 주민들은 이 무더위가 더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냉방, 난방 등을 위한 에너지 구입 비용이 소득의 10%가 넘어서는 에너지 빈곤층은 70% 가까이가 노인분들이라고 하는데요, 이 무더위에 냉방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저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76살 이무임 할머니는 집에 돌아오면 대문 먼저 열어놓습니다.

그리고는 선풍기로 더위를 식힙니다.

[이무임/서울 중계동 : 지금은 (선풍기를) 아주 밤새도록 틀어놓고 사니까. 물도 목욕하려고 계속 쓰니까 수도 값도 많이 들어가지.]

이 할머니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들이는 돈은 월 1만 6000원.

에어컨 바람은 생각도 못합니다.

[이무임/서울 중계동 : 전기값을 누가 내. 그러니까 (에어컨 설치) 못 하지.]

이 할머니와 같은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은 소득의 10% 이상을 연료 구입비로 쓰는 가구를 뜻합니다.

2013년 기준으로 158만 4000가구, 전체 가구 8.7%에 달합니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이달 조사한 전국 에너지 빈곤층 210가구 중 70%가 선풍기로만 여름을 나고 있었고 10%는 선풍기조차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더위로 인해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이경곤/서울 교남동 : 잠이 안오고요. 숨이 탁탁 막히고 하루하루 사는게 고통스럽고….]

[홍혜란 사무총장/에너지시민연대 : 3분의 2가 70대 이상 노인이었고,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60만 원 정도였습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에너지 취약계층에 한겨울 난방비를 지원하지만 여름철엔 이렇다할 지원이 없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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