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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브렉시트 이어 '투렉시트'…터키 나토 탈퇴에 관심 증폭

입력 2016-07-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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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브렉시트 이어 '투렉시트'…터키 나토 탈퇴에 관심 증폭


터키 정부가 실패한 쿠데타 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면서 미국·유럽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터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본 딴 '투렉시트'(TUREXIT·터키의 나토 탈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알자지라방송은 20일(현지시간) '투렉시트: 터키는 나토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터키가 나토에 기여한 정도, 나토를 탈퇴했을 때 미칠 영향 등을 정리했다.

터키는 1952년 나토에 가입한 뒤 60년 넘게 회원국으로 기여해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터키는 지난해에만 42만6000명을 파병하는 등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의 병력을 나토에 보냈다.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리비아 등 과거 나토가 수행한 군사 작전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터키의 지정학적 위치도 중요하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고 있으며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근거지인 이라크·시리아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1954년에는 터키 남동부에 있는 인시를릭 공군기지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IS 격퇴전을 진행하는 미군 주도 연합군은 이곳을 전진기지로 이용하고 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총사령관은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사실상 모든 나토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보안군을 훈련하고 수도 카불을 포함한 중심부에서의 작전을 주도했다. 리비아에는 선박과 전투기를 보냈으며, 발칸 반도에서도 지속적인 평화유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실패를 빌미로 대규모 숙청 작업에 나서자 미국과 유럽이 경고등을 켰다. 지난 18일 존 케리 미 외무장관은 벨기에에서 유럽연합(EU) 28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국가는 나토에서 내보내겠다"고 했다. 유럽에서도 에르도안의 독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터키의 나토 회원국 지위를 문제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터키가 나토를 탈퇴하거나 회원국 자격이 중지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알자지라방송은 우선 터키 국방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봤다. 그간 터키는 나토의 혜택을 받는 국가라기보다는 주는 국가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어 나토에 의존할 이유가 적다. 특히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최악의 관계를 맺었던 러시아와는 내달 초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반면 나토는 터키 탈퇴로 인한 타격이 클 전망이다.병력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각 대륙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했던 국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인시를릭 기지 등 터키 본토에 있는 군사 기지 5곳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터키 탈퇴 이후 러시아가 더 적극적으로 군사활동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S 격퇴전에도 중대한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앞서 쿠데타 발생 직후 터키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인시를릭 공군기지를 이틀간 폐쇄했을 때도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의 크리스토퍼 하머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에 "인시를릭 기지가 나흘 이상 폐쇄된다면 공습에 상당한 지장을 줄 것"이라며 "(이곳에서의) 이륙이 늦어지면 정비와 급유 일정에 차례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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