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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공시생 25만 명 시대…공허한 일자리 정책

입력 2016-07-22 18:53 수정 2016-07-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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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지막으로 여당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취업준비생 10명 가운데 4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나왔습니다. 지난해보다 3만 5000명이나 늘어난 숫자죠. 사상 최고치입니다. 그런데 공무원 시험 열풍은 당연하지만, 최근 추세지만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공무원 쏠림 현상을 놓고 정치권이 제대로 된 청년 일자리 정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제기됩니다. 오늘(22일) 여당 발제에서는 '공시' 열풍의 원인을 따져보고, 정치권의 공허한 일자리 정책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통계청이 어제 청년들의 막막한 취업 현실을 보여주는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5월 경제활동 인구 조사' 결과입니다.

현재 취업준비생은 65만 2000명인데, 이 가운데 25만 6000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0명 중 4명 꼴입니다. 그야말로 '공시'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여기, 4개의 수저가 있습니다. 부모 재산이 5000만 원 미만인 흙수저부터, 20억 원이 넘는 금수저까지. 요즘 청년들은 이런 '수저계급론'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합니다.

청년들은 "흙수저들이 그나마 공정하게 승부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공무원 시험이라고 말합니다.

집안 배경이나 스펙이 아니라 노력과 능력만으로 겨뤄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라는 거죠.

물론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조선일보가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겠습니다. 7급이나 9급 공무원에 합격해 정년까지 공직생활을 할 경우 평생 소득이 14억 5800만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반면, 직원 100명 이하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평생 소득은 12억 2000만 원 가량입니다.

그러니까 공무원이 약 2억 4000만 원 정도 수입이 더 많은 겁니다.

비교적 공정한 기회인 데다, 이렇게 안정적인 수입까지 보장이 되니,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 같기도 합니다.

정치권에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을 취업난을 겪는 청춘의 상징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공시생이 몰려 있는 노량진 학원가는 주요 정치인들이 단골로 찾는 장소입니다.

[김무성/당시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 (2014년 7월 3일) : 이거 하면 평생직장이 보장되는 거니깐… 그래도 공무원들이 제일 인기가 있죠, 아마. 아이고, 참… 다들 고생한다. 컵밥 한 번 같이 먹어볼까? 너는 배 안 고프나? (중간 중간에 간식으로 사 먹어요.) 그래?]

[문재인/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2012년 9월 20일) : (뭘로 드릴까요?) 저도 컵밥 하나. (일자리가 없다 보니까 대부분 학생들이 다 공무원 준비로 다 몰리게 되거든요.) OECD 평균에 비하면 굉장히 낮아요, 훨씬 늘려야 돼요. (네, 많이 늘려주세요.)]

이렇게 대선 주자급 정치인들이 노량진을 단골로 찾고는 있는데, 여야 모두 제대로 된 청년 일자리 정책은 내놓진 못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총리실 산하에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청년기본법을 발의했습니다.

더민주는 청년창업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고, 국민의당은 취준생에게 6개월간 매달 50만 원씩 지급하는 '구직수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여야는 앞다투어 일자리 법안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 대선에서 20~30대 표심이 신경쓰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기존 공약을 재탕하거나 선심성 법안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

요즘 뭐하세요? - 문정희

누구나 다니는 길을 다니고
부자들보다 더 많이 돈을 생각하고 있어요.
살아 있는데 살아 있지 않아요.

충혈된 눈알로
터무니없이 좌우를 살피며
가도 가도 아는 길을 가고 있어요.

+++

문정희 시인의 '요즘 뭐하세요?'라는 시입니다.

오늘은 20대 청년의 마음을 잘 살려서 저희 팀 변성지 인턴이 시를 낭독했습니다.

5000만 개인으로 이뤄진 사회에선 5000만 개의 꿈이 반짝여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대다수 청년들은 공무원이라는 단 하나의 꿈을 향해 누구나 다 알고 다니는 길을 달려갑니다.

정치권에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런 어긋난 현실을 극복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시인의 물음을 여야 정치인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정치인 여러분, 요즘 대체 뭐하시는 겁니까.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공시생 25만 명 시대…공허한 일자리 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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