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7년 대통령선거 때 있었던 구로구청 농성사건, 기억하십니까. 시민들이 부정투표의 증거라며 빼앗았던 투표함이, 오늘(21일)에야 열렸습니다. 그런데 개봉을 해보니 당시 노태우 후보가 74%, 김영삼 후보는 9%가 나왔습니다. 당시 구로을 전체에서 노태우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불과 28% 인데. 차이가 너무 난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의 투표함이 열렸습니다. 1987년 대선 때 구로을 선거구의 부재자 우편투표함입니다.
당시 투표함은 투표시간 중에 실려나왔습니다.
시민들은 부정표가 들어있다며 막아세웠고,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후 투표함은 봉인된 채 보관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는 한국정치학회와 같이 87년 민주항쟁 30년을 앞두고 투표함을 열기로 했습니다.
[강원택/한국정치학회장 : 이제는 과거의 의혹과 문제를 털어버리고 나아가야 할 시간이 된 것입니다.]
개표 결과, 이 부재자 투표함에선 기호 1번 노태우 후보가 74%, 기호 2번 김영삼 후보가 9%를 얻었습니다.
구로을 전체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불과 28%를 얻었던 것에 비해 득표율이 크게 높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전국 득표율 역시 36% 정도였습니다.
당시 농성 참가자들은 부재자 투표함의 여당 후보의 득표율이 현격하게 높은 것으로 집계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윤두병/구로구청 부정선거항의투쟁동지회장 : (투표함 말고도) 수많은 물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부재자투표함만으로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합니다.]
반면 선관위와 정치학회는 야당 후보표도 적지않게 나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29년 만의 투표함 개봉으로도 의혹 논란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