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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터키 경제전망…'기회' 대 '위험'

입력 2016-07-21 15:45

'사라'·'팔아라'·'기다려라'…투자회사마다 의견도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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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팔아라'·'기다려라'…투자회사마다 의견도 제각각

엇갈리는 터키 경제전망…'기회' 대 '위험'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군사 쿠데타로 인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터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엇갈린 투자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실패한 군부 쿠데타 소식이 터키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전 세계 투자시장에까지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통일된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증시인 '보르사 이스탄불 100' 지수는 20일 7만4902.84에 장을 마쳐 쿠데타가 벌어지기 직전일인 15일 종가(8만2825.36)에서 9.56%(7922.52포인트)나 급락했다. 터키 리라화도 이날 오전 9시5분 현재 달러당 3.0892리라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8일(2.9773리라)에 비해 3.62%나 오른 환율(가치 하락)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확산…자금 유출 전망

쿠데타 실패 이후 대규모 주모자 숙청이 이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악화됨에 따라 S&P도 20일 터키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로 하향조정하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웰스파고도 터키 쿠데타 사건과 그 후폭풍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이번 쿠데타로 인한 정정불안으로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차질이 벌어져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숙청과 체포 등 인권침해 우려로 북대서양조합기구(NATO) 회원국 지위과 유럽연합(EU) 가입 숙원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터키에서 인권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핵심 동맹국인 미국과 EU에서도 인권 유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웰스파고는 "터키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오래된 문제"라면서 "현재 시점에 리스크를 감수해 가면서까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낮은 터키 자산을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크레딧스위스도 터키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경제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레딧스위스의 알렉산더 레드만 연구원은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투자심리 악화는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단기적 투자기회…저가매수 노려라

반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터키 금융시장을 휩쓸면서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저가 매수 기회가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정학적 불안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지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저조한 투자환경에서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인해 매수가가 떨어진 터키 자산은 매력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의 파블로 골드버그와 세르지오 트리고 파즈 연구원은 공동 투자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정치·경제 불안에서 다소 정상화가 된 것과 같이 터키도 유사한 추세를 따를 것"이라며 앞으로 수 주간 매수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앞으로 2~3개월 동안 터키 자사의 수익률이 폭락할 것이라며, 그 이후에 매수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재까지는 터키의 신용등급을 변경하지 않은 무디스와 피치가 검토결과를 내놓게 된다면 자산가치는 급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BoA의 데이비드 하우너 연구원은 "투자 측면에서 무디스의 신용평가는 쿠데타 자체보다 더 큰 이벤트"라며 "저가매수가 이뤄지면서 오는 10월에는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터키 자산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휘둘려 오르내림을 반복하지만, 전반적인 신흥시장(EM)의 추세를 따른다"고 덧붙였다. 신흥시장은 최근 선진시장에 비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다려라"…장기적 거시충격은 없을 것

한편 일각에서는 아직까지는 터키 시장에 관해 판단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며, 장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빅토르 사보 연구원은 "터키의 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을 보기 전에는 장기적인 매도세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보 연구원은 이어 "터키는 지정학적 상황이 매우 나쁘지만, 튼튼한 펀던멘털(기초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혼조된 시장"이라며 채권에 대해서는 '중립'을 유지하고 통화가치는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치뱅크(도이체방크)의 쿠빌라이 오즈투르크 연구원도 현재 터키의 시장불안은 일시적일 사태라며 장기적으로는 거시적인 경제충격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터키 리라화에 대한 매도세가 이뤄지는 사실은 확실하지만, 그 규모나 기간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도이치뱅크는 그러면서도 터키 채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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