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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길 잃은 집권여당…친박계는 '폐족 위기'

입력 2016-07-21 18:50 수정 2016-07-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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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여당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잇따라 터져나온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친박 진영이 위기에 몰렸습니다. 여러 비판도 많았지만 친박 세력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힘들죠. 그런데 이번 녹취록 파문이 친박 진영의 몰락을 촉발하면서 박근혜 정권의 동력도 상실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21일) 여당 발제에선 친박의 위기가 정부 여당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요즘 정치권에선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총선 패배에 이어 녹취록 파문까지 터지면서 집권 여당이 혼돈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 혼돈의 중심에 '폐족 위기'에 몰린 친박 세력이 있습니다.

그래프를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가로 축은 시간의 흐름을 뜻하고, 세로 축은 불행과 행복의 정도를 뜻합니다.

미국 작가 커트 보니것이 고안한 이야기 그래프인데, 모든 이야기는 결국 주인공이 행복해지느냐 불행해지느냐로 좌표를 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그래프에 친박의 흥망성쇠 이야기를 대입해보겠습니다.

네, 불행의 좌표에서 시작해서 행복을 향해 올라가다가 다시 급격히 불행 쪽으로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10년간 친박 세력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주인공 '친박'씨의 이야기입니다.

"친박 씨는 2007년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맞붙었을 때였다"

친박 세력이 탄생하는 장면입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친이명박계가 형성되면서, 그 상대 개념으로 '친박'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친박 씨는 뒷방으로 물러났다. 친박 씨는 이듬해 총선에서도 줄줄이 공천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계는 '공천 학살'을 당했습니다.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는 유명한 말이 이 때 나왔었죠? '친박연대'라는 당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친박 세력은 오랜 비주류 생활에 들어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친박 씨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제 누가 뭐래도 여당의 실세는 친박 씨였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친박은 다시 주류가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결정적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4.13 총선 패배 직후 확연히 꺾인 친박 씨의 기세. 아, 이제 친박 씨는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질 참인가?"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친박계가 총선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습니다.

최근 잇따라 공개된 녹취록도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친박 실세들이 공천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친박 진영은 사실상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친박 몰락의 중심엔 최경환, 윤상현, 서청원 3인방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주류 중의 주류'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습니다.

최경환 의원은 박 대통령이 경제부총리로 발탁했었죠? 윤상현 의원은 사석에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서청원 의원 역시 친박 좌장으로서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세 분은 최근 정치 행보가 올스톱 됐습니다.

최경환 의원은 총선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됐습니다. 또 밀실 지원 논란을 부른 '서별관회의'의 핵심 당사자였다는 사실, 그리고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사실상 정치 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윤상현 의원도 총선 당시 막말 파문에 이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서청원 의원 역시 녹취록 파문으로 당권 도전을 접고 물러난 상태입니다.

야당은 '친박 몰락'을 "레임덕의 신호탄"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최경환, 윤상현, 또 현기환 정무수석의 녹취록까지 공개가 되고 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의 이제 시작을 보여주는 것 같고요.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많은 내용들이 나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한 친박계 의원은 "집에 큰 불이 났다"는 말로 위기감을 나타냈습니다. 주류 세력이었던 친박계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박 대통령의 레임덕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네, 015B의 '슬픈 인연'이란 노래입니다. 지난 10년간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친박 세력은 이제 역사 속으로 멀어져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러나는 뒷모습이라도 아름다워야 할 텐데, 그렇게 낙관적인 것 같진 않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길 잃은 집권여당…친박은 '폐족 위기'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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