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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현기환 '공천 개입' 의혹까지…위기의 친박계

입력 2016-07-20 18:46 수정 2016-07-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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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먼저 여당 발제를 들어보겠습니다.

친박 인사들의 공천 개입 의혹이 담긴 녹취록 파문이 청와대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이어서 총선 당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성회 전 의원, 당시 예비후보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공천 막후에서 청와대와 친박 핵심들이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여당 발제에서 이 문제를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오늘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이어 현기환 전 수석의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친박 의원들은 녹취록 주의보에 신경쓰셔야겠습니다. 이상 JTBC 강지영입니다.

[기자]

또 터졌습니다. 이번엔 청와대 인사가 공천에 개입한 의혹이 담긴 녹취록입니다.

친박 인사들에게 정말 '녹취록 주의보'라도 내려야 하는 걸까요. 어제 최경환, 윤상현 의원의 녹취록 파문을 전해드렸는데, 하루도 안 돼 현기환 전 정무수석의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현 전 수석도 지난 1월 말 김성회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제 전해드린 것처럼 김 전 의원은 친박계 큰 형님인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최경환, 윤상현 두 의원에게 지역구를 바꾸라는 압력을 받았죠?

현 전 수석 역시 비슷한 말을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가서 (서청원 전) 대표님한테 저한테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얘기하세요.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습니다."

'대통령의 뜻'이라는 취지의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저하고 약속을 하고 얘기한 거는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거 아녜요?"
"(이게 VIP 뜻이라면 내가 따를게…) 예 따르세요, 따르시고…"

자, 이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이건 좀 심각한 것 같습니다. 지난 총선 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의 비밀회동설이 불거진 적이 있었는데,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됐었죠?

그 때 청와대가 그런 사실 없다, 이렇게 해명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당시 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통령 뜻" 운운하면서 지역구를 바꾸라고 종용했다면, 청와대가 공천개입의 '몸통'이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청와대는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아침 "(현 전 수석) 개인이 한 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현 전 수석도 "청와대 사람과의 약속은 대통령과의 약속과 같은 비중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뜻으로 전화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글쎄요, 당내 공천 문제를 왜 청와대 사람과 약속해야 하는 건지 잘 이해는 안 갑니다만, 어쨌든 해명은 이렇게 했습니다.

녹취록 파문의 한 가운데에 있는 서청원 의원도 오늘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서청원 의원/새누리당 : 음습한 공작정치의 냄새나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참 자괴감을 느끼고, 이제 저는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공천 개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으신다는 건가요?) 글쎄, 공천 개입이라고는 할 수 없죠.]

서청원 의원의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번 녹취록 파문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진 않습니다. '친박 몰락'의 신호탄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사실 과거에도 녹취록이 친박 세력에 치명타를 입힌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친박 실세들에게 돈을 건넨 의혹이 담긴 성완종 녹취록, 보도통제 논란을 부른 이정현 녹취록,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녹취록 등 등. 중요한 정치 국면마다 예상치 못했던 녹취록이 등장해서 친박 세력의 발목을 잡곤 했습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 우선 제가 그 우리 허태열 실장. 내가 한 7억, 현금 7억 주고.또 우리 김기춘 실장이…내가 10만불, 달러로 바꿔서 전달해드렸고. 이완구도 내가 이 양반한테도 한 3000만원 주고.]

[이정현 : 지금 일적으로 어려울 때 말이요. 그렇게 과장해가지고 말이야 그렇게 (정부를) 밟아놓고 말이야.]

이렇게 다양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친박 핵심이자 국정 운영의 주축이있던 인사들이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공천 개입 녹취록은 그 절정판이다란 분석이 나옵니다. 최경환, 윤상현, 현기환 등 당과 청와대의 친박 실세들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장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박 진영이 당 대표를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친박 브랜드'가 그 가치를 이미 상실했다 이런 진단도 나오는데 녹취록 파문으로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조차 못한 것만 봐도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친박 후보들은 계파색 지우기에 아주 열심입니다.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정현 의원조차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 "탈계파 공동전선"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러게 왜 그랬어'라는 노래입니다.

마치 계파 몰락 위기에 빠진 친박 세력을 향해 국민들이 꾸짖는 말 같습니다. 공천개입 의혹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만천하에 드러날 일을, 그러게 왜 그러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현기환 공천 개입 의혹까지…위기의 친박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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