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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서청원 전대 불출마

입력 2016-07-19 19:25 수정 2016-07-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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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먼저 여당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친박 진영의 단일 후보로 거론되던 서청원 의원이 오늘(19일) 오전 당 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 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당내 갈등 중심에 서지 않겠다, 이런 것이었는데요. 사실상 출마로 마음을 굳히는 듯 했던 서 의원이 돌연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특히 어제 최경환, 윤상현 의원의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죠. 그 직후여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당 대표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청원 의원이 돌연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이렇게 입장 자료를 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금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할 때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대표경선에 출마할 군번이 아니다"

글쎄요, 당 대표 선거가 군번을 따질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서 의원은 "대표 경선 과정에서 내가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서청원 의원은 그동안 친박 의원들로부터 출마 요청이 끊이지 않았죠? 서 의원도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히고,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습니다. 친박 후보들 사이에 교통정리가 되면, 자신이 친박 단일 후보로 나서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이 됐습니다.

자, 그런데, 오늘 돌연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었던 걸까요? 어제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1월 말 '친박 실세'로 불리는 윤상현, 최경환 의원이 경기도 화성 갑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한 예비후보와 통화한 녹취록입니다. 취재를 해보니 당시 화성 갑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김성회 전 의원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록에는 화성 갑은 '친박의 큰 형님'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이니 다른 곳에 출마하라고 회유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먼저 윤 의원과 김 전 의원의 통화 내용입니다.

"OO지역은 당연히 보장하지.(경선하라고 그럴텐데)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친박 마케팅을 하면 무조건 당선된다' 이렇게 회유하는 내용이 담겼고요. '대통령의 뜻'을 내세우면서 호가호위하는 듯한 모습도 담겼습니다.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뒤에 대통령이 있다니까. 대통령 사람이기 때문에 (피해서) 가야 한다니까. 최경환이 또 전화해야 돼?" 이렇게 묻습니다.

실제로 이어서 최경환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잖아."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우리가 도와드릴게"

최 의원도 대통령 뜻을 강조합니다. 김 전 의원이 "대통령 뜻이 확실하냐"고 묻자 "그렇다"며 지역구 변경을 거듭해서 회유했습니다.

김성회 전 의원과 서청원 의원은 이미 2013년 9월에 공천 문제로 맞붙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화성 갑 보궐선거에서 서 의원이 공천을 받자 김 전 의원이 강력하게 반발했었는데, 이후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내정돼 두 사람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 김 전 의원이 또 다시 화성 갑에 도전하겠다고 나서자, 친박 실세들이 전화를 걸어서 지역구를 옮기라고 압박을 가한 겁니다.

실제로 두 사람과 통화한 직 후 김 전 의원은 화성 을로 지역구를 옮기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 다른 친박 후보가 나서자 화성 병으로 다시 지역을 바꿨고요, 결국 경선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녹취록에선 윤 의원이 "경선해도 다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했는데, 약속대로 되지 않은 거죠.

녹취록에는 대통령 혹은 VIP라는 표현이 여섯 번이나 나옵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공천 과정에 대통령 뜻이 실제로 반영됐는지 밝혀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용태 의원은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빗대서 이렇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2008년 3월 23일) : 그러나 결국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

[김용태 의원/새누리당 :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답하셔야 합니다. 대통령을 판 그 사람들에게 국민도 속고 대통령도 속으신 겁니까?]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지난 총선 공천에 개입했던 사람들은 자숙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최경환, 윤상현 의원은 그동안 "공천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여러 번 밝혔습니다. 하지만 녹취록을 보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김민정 시인의 '어른이 되면 헌책방을 해야지'라는 시의 일부입니다. 최경환, 서청원 의원 같은 중진들은 밖에서 "어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녹취록에 나온 것처럼 친박 실세들이 공천에 부당한 개입을 했다면, 그 어른이란 말을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시인이 묻고 있는 것처럼, 여러분, 우리는 어떤 정치인을 뽑아왔던 걸까요.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서청원 전대 불출마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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