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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시대'…대형참사에 무슬림 개입되면 '테러' 규정

입력 2016-07-18 11:12

테러 전문가 "대량 살상 행위에 무슬림이 개입했다면 테러로 규정" 지적

범행 명분 찾게 하는 역효과 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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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전문가 "대량 살상 행위에 무슬림이 개입했다면 테러로 규정" 지적

범행 명분 찾게 하는 역효과 낼 수도

'IS의 시대'…대형참사에 무슬림 개입되면 '테러' 규정


'IS의 시대'…대형참사에 무슬림 개입되면 '테러' 규정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이었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사망)이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대형 트럭을 몰고 군중 속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벌인 테러'라고 규정했다. 조사 결과 협박과 폭력, 절도, 상해 등 혐의로 부렐에게 유죄가 선고된 적은 있었지만, 그가 직접 테러 그룹과 연관됐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렐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라는 점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인 증언에 따르면 부렐은 오히려 독실한 이슬람 신자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그는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에 단식하지 않았으며 돼지 고기를 먹었고, 모스크에도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검찰도 부렐이 대(對)테러 기관이 예의주시하고 있던 인물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부렐이 "급진 이슬람과 연계된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대형 참사를 신속하게 '테러'로 규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그 원인은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출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프랑스 당국은 2014년 12월 니스 테러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프랑스 디종에서 한 중년 남성이 차량을 몰고 보행자를 향해 돌진, 1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30분 가량 차창 밖으로 이슬람과 관련된 구호를 외친 것으로 조사됐다. 디종 검찰은 이 사건을 테러로 분류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남성이 벌인 사건이며 범행 동기에 일관성이 없고 모호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IS가 배후를 자처한 대형 참사가 늘어나면서 테러를 규정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전통적인 테러의 개념은 '정치적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최근 각국 수사 당국은 I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막연하게 추정되거나 IS 수뇌부·연계 조직이 저질렀다고 주장한 대형 사건을 모두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니스 차량 돌진 사건 같이 정치적인 목적이 불분명한 공격도 즉각 테러로 분류됐다.

수사 당국은 올랜도 테러범 오마르 마틴(29·사망)과 부렐이 테러 조직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를 잡지 못했지만, 먼저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과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미 국무부에서 반테러 조정관을 지낸 다니엘 벤자민 다트머스대 교수는 "많은 사건들이 전통적으로 테러리즘이라고 생각했던 범위에 명확히 속하지 않았다"며 "대량 살상 행위가 있고, 여기에 무슬림이 개입했다면 밑도 끝도 없이 그 사건은 테러로 규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테러 개념이 넓어지는 것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범행에 '테러'라는 명분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벤자민 교수는 "IS와 지하디즘(이슬람 성전주의)은 일부 불안정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구원하겠다며 찾아가는 일종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맥캔츠 연구원은 "많은 남성과 여성들이 IS와 연관성이 없으면서도 이 조직의 이름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며 "사회 부적응자들이 종교와 무관한 범행을 일으키면서도 명분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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