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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미스터리 단막극' 터키 쿠데타 배후와 이유는

입력 2016-07-16 20:39 수정 2016-07-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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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쿠데타는 6시간여 만에 막을 내렸지만, 많은 의문을 남겼습니다. 십수 년 철권통치를 자랑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에 어떤 세력이 반기를 들었는지, 이번에 흔들린 리더십이 터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 정세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초미의 관심거리입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한주 기자, 구체적인 배후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이번 쿠데타의 주동자는 군 대령인 무하렘 코세라는 군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세 대령 외에도 개혁적인 성향이 있는 대령급과 소령급 젊은 군인들이 쿠데타를 주도했다는 건데요.

코세 대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알려진 펫훌라흐 귈렌이 주도한 반정부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3월 보직해임된 바 있습니다.

귈렌은 이슬람 성직자 출신으로 1999년부터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쿠데타가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세속주의 세력이 저항했다, 이런 의미도 있다던데 이건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현재 터키의 집권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정의발전당입니다. 정의발전당은 표면적으로는 민주주의 수호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개헌을 통해 터키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종교국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세력이 귈렌으로 대표되는 세속주의 세력인데요. 귈렌은 터키 내 조직을 통해 수년 전부터 군부와 정계 인사를 포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귈렌을 직접 지목했습니다.

[앵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언제부터인가요? 꽤 오래 전부터 권좌에 앉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2년 총선을 승리한 뒤 총리에 올랐고, 12년 동안 집권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총리 유임이 더이상 불가능하자 헌법을 고쳐서 아예 대통령을 낚아챘는데요. 독재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년 동안 언론인을 포함해 대통령 모욕죄와 국가모독죄로 법정에 선 인원만 2000여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자신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터키 최대 일간지인 '자만'을 강제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부패 스캔들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과 검찰 수천 명을 파면하거나 전보시키는 방법으로 비리를 감췄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쿠데타는 이런 반발 세력의 지지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네, 집권만 지금 한 15년 정도 이어오고 있는 건데. 에르도안 집권 시절에 쿠데타 시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군부의 쿠데타 모의 기도가 총 두 차례 있었는데요.

모두 사전에 발각돼 수백 명의 군 장성들이 처벌된 바 있습니다.

군부는 에르도안의 통치 기반에 만성적인 불안요소였던 것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이번 쿠데타는 에르도안이 군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별도로 터키에서는 지난 50년 동안 세 차례 쿠데타가 성공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쿠데타를 터키 국내 사정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IS를 상대로 한 대테러전이나 미국이나 러시아의 대유럽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전망들도 나오고 있어요.

[기자]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입장에서는 터키의 현상 유지가 절실합니다.

나토와 미국 정부는 쿠데타 발생 직후 현 정부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곧장 내기도 했습니다.

터키가 IS 퇴치 작전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데다 유럽으로 쏟아지는 난민 유입을 걸러주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군은 IS 공습을 위해 터키 내 시리아 국경지대의 공군기지를 사용하고 있고, EU는 난민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터키의 EU 가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쿠데타가 성공했을 경우, 터키와 사사건건 대립해온 러시아의 서진 전략에도 변화가 예측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터키의 정정 불안은 중동과 유럽에 여러 충돌 변수의 뇌관을 자극할 가능성을 한층 높이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국제부 이한주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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