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은 사실상 수용 선언, 그러나 내부는 반대 많아
우상호는 찬반 입장 못 정하고 결정 과정 문제만 지적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인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간 이견이 또다시 드러나는 분위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김종인 대표는 수용 쪽인 반면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와는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는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관련, "미군이 (사드를) 가져다 놓겠다고 결정하고 (우리 정부와) 협의해놓았다. 우리가 찬성이냐 반대냐 따져야 할 차원을 넘어서버렸다"며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혔다.
이와 달리 우 원내대표는 김 대표의 방침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진 않으면서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의 문제점만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당내 여론 동향을 살피며 찬반 입장에 명확한 표명을 피하고 있다. 사실상 김 대표와는 시각차가 다른 것이다.
특히 이날 열린 사드 배치와 관련한 더민주 의원 간담회에 우 원내대표는 참석했지만 김 대표는 불참했다. 우 원내대표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의원들의 입장을 고려해 당론을 정하려는 자세지만, 김 대표는 사드는 이미 정부가 결정을 끝낸 것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국민의당 등 야권의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 요구에 정확한 방침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 내에서조차 엇박자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간 손발이 맞지 않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간 크고 작은 이견을 보여왔다. 이번 사드까지 포함하면 우 원내대표 취임 이후 두달 새 다섯번 째 의견 충돌인 셈이다.
두 사람은 5월 새 정책위의장 인선 당시 짧은 신경전으로 관계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우 원내대표 당선 직후 "정책위의장 인선은 연휴 중에 생각을 하고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우 원내대표는 "인사권에 관한 문제는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해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맞받아쳤다.
원구성 협상과정에서도 두사람은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당이 국회의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회의 자유투표를 하자고 제안했을 당시 김 대표는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해찬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도 김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서 정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후 복당'을 공언하면서 복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개헌 추진 문제에 관해서도 김 대표는 "당 대표 임기가 끝나면 개헌을 추진하는 일에 전력을 다 할 생각"이라며 내각제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반면 우 원내대표는 "차기 대권 후보들이 제기할 문제"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