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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다 먹어라" 해병대 식고문 '악기바리'

입력 2016-07-12 19:08 수정 2016-07-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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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네, 안녕하세요. < Talk쏘는 정치 > 강지영입니다. 제가 오늘(12일)은 JTBC 사내 식당에 와 있는데요, 지금 보시면 제 앞에 음식들이 한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보여드릴게요.

일단 오늘 점심 메뉴였고요, 치킨 2마리, 한 마리당 2000kal니까 두 마리 해서 4000kcal가 되겠죠. 초콜릿 파이도 1상자, 2052kcal라고 써 있습니다. 과자 3봉지에 1020kcal, 여기에 빵 3봉지도 있습니다. 870kcal. 여기에 음료 1.5리터까지 해서 670kcal니까, 다 합치면 8,000kcal가 됩니다. 여기에 점심메뉴 식사까지 합치면 9000~10000kcal가 되는 건데요. 이렇게 많은 양을 한 사람이 다 먹어야만 했다는데, 믿어지시나요?

방금 보신대로 이걸 한 사람이 먹는다는 건 거의, 거의가 아니라 고문입니다. 바로 이런 일이 포항에 있는 한 해병대에서 벌어졌는데요. 해병대의 악기바리, '악기발휘' 악기를 발휘해보라는 말에서 나온 건데 이른바 식고문을 이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얼마 전 선임 상병들은 모 일병을 거의 3일에 한 번 꼴로 한 달 동안 강제로 먹였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한번 들어봤습니다.

[임태훈 소장/군 인권센터 : 이번 경우에도 사실상 6500kcal나 5000kcal가 넘는 음식들을 빵, 라면, 치킨 이런것들을 먹이면서 3주동안 10kg 가까이 체중이 증가하는 그런 가혹 행위가 있었죠. 물리적인 폭력을 행했을 경우에는 상처가 남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들도 그런 행동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죠. 그러니까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언어 폭력이나 식고문]

구타를 직접적으로 가하면 증거가 남으니깐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교묘하게 가혹행위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강제 취식을 할 경우 몸에 문제는 없을까요? 없을리가 없겠죠. 전문의의 충격적인 답변 들어보시죠.

[함기백/소화기내과 전문의 : 구토를 통해서 기도를 막아서 죽을 수도 있고 만일 견뎌낸다 해도 간에 급성 지방간이 생기면 그것도 잘못되면 문제가 되고, 그게 장기적으로 유지가 되면 신체 메타볼리즘이라고 대사에 장애가 오니까 큰일나죠. 절대 해선 안되죠.]

네, 이렇게 먹으면 단순히 체중이 늘어나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급성간염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요? 해병대의 입장을 들어보시죠.

보시면 해당 상병을 영창, 휴가 제한 조치했고, 수사 중 강제추행 혐의가 추가로 제기돼 군 검찰로 송치했다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식고문에 대해선 징계 조치만 내리고 나머지 강제추행 문제만 군 검찰로 넘겼다는 건데요, 식고문 문제도 심각한 가혹행위인데 처벌수위가 너무 약한 게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 반장님, 이런 강제 취식이 예전에도 있었나요?

[유상욱 반장]

제가 입대했던 첫 날, 훈련받고 얼마나 배가 고프겠습니다. 저녁에 콩나물 국물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콩나물 줄기는 없고 콩나물 머리만 있는 거예요. 둥둥둥. 그래서 그걸 사실 먹기가 힘들어서 남겼는데 강제로 원샷을 시키더라고요.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임소라 반장]

그러니까 유상욱 반장이 군대에 있을 때부터 그런 가혹행위가 있었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거잖아요. 언제까지 이런 이상한 일들이 벌어져야 되는 건지, 참 답답하네요.

[강지영 아나운서]

물론 전우애도 남다르고 군인정신도 투철한 해병대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동료를 개, 돼지 취급하는 일부 해병대의 행동들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앵커]

네, 과거 윤 일병 사건 이후에 군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이런 비인간적인 일이 자행되는군요. 군이 더 엄중히 처벌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게 하길 바랍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수고했고요, 내일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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