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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개·돼지 발언' 나향욱 질타 한목소리

입력 2016-07-11 21:53 수정 2016-07-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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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개·돼지 발언' 나향욱 질타 한목소리


여야, '개·돼지 발언' 나향욱 질타 한목소리


이현주 박대로 백영미 전혜정 채윤태 기자 = 여야는 11일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나 기획관을 비난하며 교육부에 중징계를 주문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나 기획관을 향해 맹공을 펼쳤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나 기획관이 불출석하자 야당 의원들이 격분해 회의 시작 39분 만에 파행을 빚기도 했었다.

나 기획관은 결국 "그 말(민중은 개·돼지)은 제 본심이 아니다"며 "영화(내부자들)에 나온 얘기"라고 해명했다. 이어 "죽을 죄를 지었다"며 "하지만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 여야 "나향욱 파면·사퇴해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개돼지 국민의 대표 신동근입니다"라며 "대한민국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관이 기자들을 만나 그런 말을 했을 때 파장을 고려 못하냐. 이런 발언이야말로 유사 이래 가장 해괴망측하다"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오영훈 의원도 "기획관 발언도 심각하지만 더 문제는 교육부 당국의 미온적 대응"이라며 "그 자리에 대변인도 있었고 담당 공무원도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지, 왜 제식구 감싸기를 하려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공격했다.

유은혜 의원은 "나 기획관의 발언이 과음 실언이었다든지 취중 실수하고 한 데 대해 대단히 분노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를 비롯한 사회적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을 술로 돌리고 과음 취중으로 돌리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술에 취하면 아무 소리나 다 해도 되나"라며 "나 기획관이 말한 99% 개돼지, 민중의 혈세로 나 기획관이 해외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간사인 이동섭 의원 역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며 "사과가 아니라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보다는 수위조절을 한 상태에서 나 기획관 발언을 비판했다.

한선교 의원은 나 기획관을 향해 "이준식 교육부 장관이 말한 중징계 규모는 파면"이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전희경 의원도 "발언 내용은 그 어떤 국민도 용납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차마 입으로 옮기기도 민망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의원 역시 "국민을 모독했다. 국민을 섬기고 봉사하는 공무원들의 위상을 깨뜨렸다"라고 강력 비난했다.

◇ 눈물보인 나향욱 "진심 사죄"…'개·돼지' '신분제' 발언은 부인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나 기획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등 일련의 발언에 대해서는 "말한 적이 없다", "기억이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나 기획관은 "최근 (역사교과서)국정화 관련 여론조사를 보니 여론조사를 처음 했을 때와 비교해 결과가 많이 바뀐 것을 보고 영화(내부자들) 대사가 생각이 나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나 기획관은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정말 해선 안될 부적절한 말을 해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리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정말 제가 잘못했구나, 정말 죽을 죄를 졌다고 생각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도 "'민중은 99%',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말은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또 '신분제 공고화'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말한 기억이 없다", "완전히 평등한 사회는 없고, 신분사회로 점점 고착화 되니 이를 인정하고 정책을 펴야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나 기획관은 "(경향신문)기사 내용은 제 뜻이 아니고, 본심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전체 회의에 출석한 김청연 교육부 감사관은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느냐"는 유성엽 위원장의 물음에 "시작했다"며 "(당시 저녁자리) 참석자들을 통해 나 국장이 술을 많이 마셨다는 정도만 파악했고, 본인 조사할 때 (몇 병을 마셨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부의 기강을 확립하고 고위 공직자 임용 시 능력 뿐 아니라 교육철학에 대해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 野지도부, 나향욱 보러 회의장까지 찾아

이날 야당 지도부들이 나 기획관을 보기 위해 교문위 전체회의장을 찾으며 이례적인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교문위 회의장을 찾아 나 기획관의 발언 내용을 직접 들었다. 같은 당 소속인 유성엽 교문위원장 뒤에 선 박 위원장은 한동안 나 기획관을 응시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회의장 방문과 관련, "(나 기획관이) 공분을 일으킨 망언을 한 상황인데 교문위에서 (질의를) 하니까 관심을 피력하러 올라간 것"이라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정책기획관이 도대체 어떤 모습인가 보러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나 기획관의 답변을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붐비는 취재진 탓에 회의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박 수석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여기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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