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군 검찰, 청해부대 횡령 수사 마무리…반쪽 수사 논란도

입력 2016-07-11 17:58

부대장 출신 준장 2명 구속기소 등 9명 재판에 넘겨
전방위적 비리 드러났는데도 "개인 범죄"로 결론 내려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부대장 출신 준장 2명 구속기소 등 9명 재판에 넘겨
전방위적 비리 드러났는데도 "개인 범죄"로 결론 내려

군 검찰, 청해부대 횡령 수사 마무리…반쪽 수사 논란도


군 검찰이 11일 아덴만 파병부대인 청해부대의 부식비 횡령 등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약 1년 동안의 수사를 통해 청해부대 10진·11진 부대장을 지낸 해군 준장 2명을 구속기소하고, 10진 부장·기관장 및 12진의 다른 부장 등 3명을 불구속기소하는 등 총 9명을 재판에 넘겼다.

사법처리 대상을 놓고 보면 8진부터 18진까지 전방위적인 비리 혐의가 적발됐으나, 군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부 예산 담당자와 현지 에이전트가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결탁, 예산 집행 및 결산 과정의 오류를 이용해 저지른 개인적인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다.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어져온 비리 행위에 대해 군 검찰이 개인 범죄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반쪽 수사' 논란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해군 준장은 모두 2명이다.

앞서 군 검찰은 지난해 10월 11진 부대장 출신 김모 준장을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준장은 청해부대 11진 부대장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예산 부풀리기' 방식으로 부식비 차액 6500여만원을 만들어내도록 지시하고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 군사재판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군 검찰은 지난 8일에는 10진 부대장 출신 또 다른 준장을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해당 준장의 경우 부식비 3000만원을 빼돌려 300만원 상당을 양주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2700만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부식비에 관한 허위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거나 이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10진 부대장과 공모해 부식비를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를 받는 A 부장은 불구속기소됐다. 환자 이송 및 주류 구매 대행 등을 위한 에이전트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에이전트가 선정되도록 견적서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10진의 B 기관장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군 검찰은 이밖에도 부식비 2900만원을 빼돌려 양주나 커피 등의 명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12진의 C 부장과 에이전트 선정 과정에서 결탁한 혐의를 받는 8진의 D 부장 등 2명은 불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750만원 상당의 공금을 빼돌려 양주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는 14진의 기관장과 경리장, 18진의 보급관 등 3명에 대해서는 약식기소할 예정이다. 군 검찰은 이들 3명을 약식기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귀국 이후 즉시 변제하거나 업무 과정에서의 실수로 양주가 초과 신청되는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나 동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약 50억원의 예산에 대해 재정 참모가 아닌 비전문가가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실제 집행 내용과 다른 에이전트 발행 영수증만으로 회계 서류철을 작성했으며, 해군본부의 형식적인 회계 서류 감사로 사후 검증 절차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수사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청해부대 사건은 일부 예산 담당자와 현지 에이전트가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결탁, 예산 집행 및 결산 과정의 오류를 이용해 저지른 개인적인 범죄행위"라면서 "청해부대원들의 업적과 명예가 실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는 군 검찰이 개인 범죄라는 부적절한 결론을 내리면서 반쪽 수사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군 검찰의 수사 결과만 보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청해부대의 예산 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군 검찰이 "한인이 운영하는 특정 에이전트와 결탁함으로써 횡령이 가능했다. 특정 에이전트를 인수인계하면서 부정행위의 구조를 이어 받았다"고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공금을 빼돌려 대량의 양주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수뇌부 등 윗선에 건네졌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