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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중은 개·돼지"…고위 공무원 '막말 파문'

입력 2016-07-11 18:55 수정 2016-07-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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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중은 개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정말 믿기 어렵지만, 현 정부의 고위 공무원. 그것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같은 굵직한 정책을 다루는 교육부 공무원 입에서 나온 말이죠. 정말 말도 안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이렇게 해명을 했죠. '술을 많이 마셔서 실언을 한 것이다"라고 해명을 했지만, 해명하는 과정에서도 '신분제가 필요하다'는 '삐뚤어진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늘(11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망언 파문'을 짚어보고요. 미적지근한 교육부의 대응도 따져보기를 바랍니다.

[기자]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지난 7일, 한 언론사에서 교육부를 담당하는 부서장, 교육부 출입기자와의 저녁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이 충격적인 발언을 듣고 진심이라고 보긴 어려워서 여러 차례 해명 기회를 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향욱 기획관은 자신의 발언을 주워담지 않았습니다.

[송현숙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CBS김현정의 뉴스쇼) : 녹음기를 켜면서 "이게 심각하다. 그렇게 설명을 해라"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말씀만 계속하시고 자신의 발언을 수정하거나 철회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결국 해당 언론사 기자들은 더이상 참기 어려워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분위기가 심각해지기 시작한거죠. 기자들은 '해명'을 하겠단 이야기에 다시 나향욱 기획관과 마주 앉았습니다.

그렇지만 해명도 상황을 바꾸진 못했습니다.

나 기획관은 "상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사회가 그래도 나아지려면 어느 정도 (신분 격차를) 인정하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니냐"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정도면 '신분제'를 언급한 나향욱 기획관의 발언은 술김에 튀어나온 발언이라기 보다는 평소 '소신'에 가깝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송현숙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CBS김현정의 뉴스쇼) : 한 가지 좀 더 말씀드릴 부분은 이 보도 이후에 저희 회사에 해명 차 오셨을 때도 내용 자체는 잘못된 것이 없다는 점은 인정을 하셨습니다.]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교육부 SNS에 올라온 글을 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개·돼지입니다. 개발바닥 돼지 앞발로 타자를 치려니 힘드네요" 이런 댓글도 있었고요.

"안녕하세요. 개·돼지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99%가 개·돼지인데 그런 가축들을 위한 교육부가 왜 있는지 의문이네요"

"(교육부 공무원들은) 개·돼지가 주는 돈은 더러워서 어떻게 받고 일하냐"

이런 댓글이 눈에 띕니다. 분노에 찬 댓글이죠.

그런데 특히나 비판을 받고 있는건 나 기획관에 대해 '대기 발령'만 내려놓고 있는 교육부의 대응 방식인데요.

이준식 교육부총리는 오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사과했습니다. 또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만, 정작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나 관련자들을 출석시키진 않았습니다.

[이준식/교육부 장관 : 제가 보고받기로 지금 나 국장은 지금 심신 상태가 굉장히 물리적으로 출석하기 어려운 상태로 지금 지방에 자기 본가에 내려가서 요양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런 설명에 보다못한 국회 교문위원장이 부총리를 나무랐고요. 나 기획관은 조금전 뒤늦게 국회에 출석한 상태입니다.

[유성엽/교문위원장 : 어떻게 지금 경위조사가 아직 마치지도 않았는데 그 당사자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고향 마산에 어떻게 내려가 있습니까?]

[이준식/교육부장관 : 엄정하게 경위조사를 하고 거기에 따라서 응분한 엄정한 조치를 할 계획을…]

[유성엽/교문위원장 : '고향'에 내려가 있잖아요. 당사자가 그런데 그걸 보고 누가 그 장관님 말씀에 신뢰를 보낼 수 있겠습니까?]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교육부의 핵심 정책을 다루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헌법에도 반하는 삐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의 정책을 주무른다는 건 생각만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이번 사건은 박근혜정부 교육정책의 신뢰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심각한 '공직 기강' 해이 문제로 봐야합니다.

하지만, 오늘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단 한마디 질타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민중은 개·돼지" 막말 공무원은 지금 고향에서 요양중 >으로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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