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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공영찬가…KBS 기자들의 '세로 드립'

입력 2016-07-11 19:07 수정 2016-07-1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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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강지영 아나운서입니다. 프로그램이 개편되면서 제가 드디어 40초 이상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드디어 데일리로 제 코너를 갖게 됐습니다. 먼저 부장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이름하여 < 강지영의 톡쏘는 정치 > 라는 코너를 진행하게 된건데요. 정치의 안과 밖,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정치의 이면을 톡쏘는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톡쏘는 정치, 그 첫 번째 아이템은 화면으로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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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찬가'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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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얼마 전 KBS 기자들이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보도개입 의혹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는데요. 그냥 보기엔 공영찬가 제목 그대로같은데요.

그런데 비밀은 가로가 아닌 세로에 있습니다. 세로로 읽어보면, '박주민은 까면서 이정현은 왜 안까 북한 보도 그만좀해' 이런 글귀가 됩니다.

KBS가 보도개입 논란은 다루지 않고 더민주 박주민 의원 비판 보도만 하고 있는데다가 북한 관련 보도가 너무 많다는 건데요, 그런데 이 성명을 사측이 또 삭제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습니다. 제가 직접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네, 저는 지금 KBS 노동조합 본부 앞에 나와있습니다. 이번 청와대 보도개입 논란에 대한 노조 측의 입장을 들으러 왔는데요. 어떤 이야기들을 해줄까요.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성재호 노조 위원장/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 기자들의 생각이나 말할 권리 조차 회사에다가 우리가 맡겨놓은 거 아닙니다. 게시판에 이것이 정말 인륜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도덕적인 범위에서 벗어나면 모를까…마치 그러면 안돼, 우리의 생각마저 빼앗아 가려는…이건 지금의 정부가 자기 마음대로 공영방송을 통제하려는 생각하고 그런 방식하고 뭐가 다릅니까?]

네, 이번에는 사측의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자리에 안 계세요. 회의 들어가셔가지고…]

[강지영 아나운서 : 그럼 언제쯤 통화 가능할까요?]

[글쎄요. 뭐 회의 들어가신지 얼마 안됐으니까…언제 나오실지는…]

네, 저날이 폭염주의보가 발령 된 날인데 제가 직접 저기까지 갔는데 사측의 입장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만나지도 못했는데요. 대신 홍보팀이 이런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전자게시 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삭제조치를 했다. 전자게시 관리지침 제 3조 제 3항 2호에 따르면 공사의 이익을 저해하거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내용에 해당되기 때문에 삭제했다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이었군요. 그런데 이런 걸 '세로 드립'이라고 한다죠? 세로와 애드립의 드립이 합쳐진 말인데요. 전에 자유경제원이죠? 이승만 전 대통령 찬양 공모전에서 이른바 세로 드립 논란이 상당히 크지 않았습니까?

[강지영 아나운서]

네 그렇습니다. 자유경제원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글을 공모했는데요, 입선작이었던 우남찬가가 바로 이른바 세로드립입니다.

가로로 보면 찬양 같은데, 세로로 보면 한강다리 폭파 국민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 학살 이라는 글자가 되면서 칭송이 아니라 비판이 돼버렸습니다.

역시 우승작인 영어시가 또 하나 있는데요. To the Promised Land 약속된 땅으로이런 글이 있는데요. 반전이 등장합니다. 가로로 보면 좋은 말인데 세로로 보면 '니가 가라 하와이'가 됩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고 하와이로 간 것을 빗댄건데요. 영화 친구의 그 유명한 대사, '니가 가라 하와이'를 패러디 한겁니다.

[앵커]

네, 니가 가라 하와이. 그런데 저 자유경제원 입상작 논란은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유 반장?

[유상욱 반장]

자유경제원이 입상을 취소하고 해당 작가들을 민형사상 고발을 했는데, 글쎄요 자유경제원 입장에선 조롱당한것 같단 느낌이 들었는데 이게 고소할것인지 이건 논란이 됐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정강현 반장은 뭐 하고 있죠 지금?

[정강현 여당반장]

아. 저도 한번 이른바 세로 드립으로 비판정신을 발휘해보려고 써봤습니다.

개미처럼 일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돼(되)되고 싶은 공무원 됐다
지 지나고 나면 다 잊을걸?
너 너희들은 원래 그래

세로로 '개 돼지, 너'가 됩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아 새로 합류한 정강현 반장이 이런 욕심이 있으신지 몰랐습니다. 존경하겠습니다.

아무튼 KBS 기자들은 사측을 상대로 보도 개입 논란과 공정 보도 문제를 계속 제기할 거라고 하는데요, 그러면서도 근본적으로 공영방송이 정권의 외압에서 자유롭게 되기위해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KBS 기자들이 기수 별로 성명을 내고 있다는 얘기 들은 것 같고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 사장 낙하산 논란, 정권 외압 논란 정말 끊이지 않았죠? 이런 논란을 해결 하기 위해선 좀더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내년 대선에 출마하시는 분들의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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