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유희남 할머니가 10일 향년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따르면 폐암을 앓고 있던 유 할머니는 이날 오전 8시23분께 서울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타계했다.
유 할머니는 1982년 충남 아산군 선장에서 태어나 15살 때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는 것을 피하려다 붙잡혀 1943년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1년 동안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
이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혼란을 틈타 한국으로 돌아온 유 할머니는 일본군을 피해 절에서 생활하는 등 도피생활을 하다 해방 후 보따리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2012년 6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 유 할머니는 지난해 7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연방법원에 인도에 반한죄와 명예훼손으로 일왕, 아베총리, 산케이신문, 미쓰비시기업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많은 활동과 증언을 통해 일본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했다.
또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합의안에 대해 피해자들의 의사나 동의가 없어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한일 정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생전에 유 할머니는 "후원자들의 도움에 보이지 않는 고마움과 사회에 대한 죄송한 마음, 자식들에게는 부족한 엄마로 마음속에 늘 그늘이 있다"며 "이러한 아픈 역사가 반복되서는 안되기에 피해 역사를 유네스코에 등록해 전 세계인들이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슬하에 1남 3녀의 자식을 둔 유 할머니의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 8시이다.
유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0명(국내 38명, 국외 2명)으로 줄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