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오전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우리 군 당국이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발사체가 수중에서 물 밖으로 사출(射出)됐을 뿐, 정상적인 궤도대로 비행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SLBM 발사를 시도한 것은 올들어 두 번째로, 지난 4월23일 이후 78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11시30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수함에서의 사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초기 비행은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날 시험발사는 수면 위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이 발사체가 제대로 비행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출 이후 폭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발사체의 비행 거리와 성공 여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분석해야 한다"면서도 "얼마 날아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 기술적 진전 여부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단 비행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북한은 지속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능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시험발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전날(8일) 한·미 양국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공식 발표에 반발하기 위한 의도로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SLBM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은 지난달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화성-10) 발사에 이어 오늘 SLBM 시험발사까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를 끊임 없이 시도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23일 오후 신포 동북방 동해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당시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30㎞로 파악돼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기술과 관련, "수중 사출 능력과 초기 비행에서 일부 기술적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후 북한은 다음날인 4월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직접 지휘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우리식 수중발사체계의 믿음성이 완전히 확증, 공고화됐으며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주체적인 수중공격작전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SLBM 기술 완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4월23일 시험발사 이후 북측 동향을 계속 주시해왔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SLBM 시험발사를 지속적으로 감행할 것이며 우리 군은 이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