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803호'(138t)에서 살인을 저지른 베트남 선원들은 배에서 강제로 쫓겨날까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달 19일 오후 선상 회식 중 베트남 선원에게 뺨을 맞아 화가 난 선장이 목적지와 반대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평소 선장으로부터 'Go home'(집으로 돌아가라)이라는 말을 여러차례 들었던 베트남 선원 2명은 이날 선장이 실제로 배 방향을 180도로 틀자 진짜 쫓겨나겠다는 생각에 살인을 결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에 따르면 베트남 선원은 선상 회식에서 베트남어로 '건배'를 의미하는 '요~요~'를 외쳤고, 이를 욕설로 오해한 선장은 이들 선원과 다투다 뺨을 맞았다.
화가 난 선장은 베트남 선원 2명에게 강제 하선을 뜻하는 '고 홈'을 말한 뒤 조타실로 올라가 실제로 2등 항해사에게 변침을 지시하고 베트남 선원 모두에게 집합을 명령했다.
배가 갑자기 180도 급선회하자 위기감을 느낀 베트남 선원 2명은 조타실에서 선장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것.
이들은 또 선실에서 자고 있던 한국인 기관장도 깨워서 살해했다. 이들은 선장과 다투기에 앞서 '요~요~' 발언 때문에 기관장과도 말다툼을 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베트남 선원 2명이 강제 하선을 두려워한 것은 원양어선에 승선할 때 도주 등을 이유로 외국인 선원 1인당 200만~300만원 상당의 보증금을 내는데, 계약기간 2년을 다 채우지 못한 이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우려했던 것으로 부산해경은 파악했다.
부산해경은 보강 수사를 한 뒤 오는 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