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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막바지 테러 집중 왜?…점령지 축소 IS 순교 촉구

입력 2016-07-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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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막바지 테러 집중 왜?…점령지 축소 IS 순교 촉구


라마단 막바지 테러 집중 왜?…점령지 축소 IS 순교 촉구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 하순 10일간 터키와 방글라데시, 이라크에서 발생한 테러로 일주일새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는 방글라데시와 이라크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터키 테러에 대해서는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터키 당국은 수법과 공격 대상을 봤을 때 IS가 저질렀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최근 IS가 국제 테러를 강화한 원인에 라마단과 점령지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IS "라마단에 '순교'하면 더 축복받는다"며 테러 촉구

라마단 기간은 각국 종교 기관이 초승달의 출현을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하루 이틀 정도 차이가 나지만, 올해는 통상 지난달 5일부터 한 달여 동안 금식월을 지냈다.

미국 국무부 산하 해외안보자문위원회(OSAC)에 따르면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라마단 기간에 희생하는 것을 다른 때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IS는 이 믿음을 왜곡, 라마단 기간에 자신들이 '이교도'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살해하면 더 큰 영광을 누릴 수 있다며 테러를 선동한다. OSAC는 "이 달에 순교하는 것은 어떤 이들(극단주의자)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IS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 지지자들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 라마단 기간에 '순교'할 것을 부추겼다. IS에게 '순교'란 자살 폭탄을 이용해 테러를 벌이고 현장에서 숨지는 것을 뜻한다. 종교를 테러리즘에 유리한 방식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IS 대변인인 아부 무하메드는 이 메시지에 "전 세계 모든 이교도들이 고통을 받는 달에 신의 허락으로 일을 수행하라"라며 "라마단 기간의 순교로 큰 영광을 받으라"고 했다. 또 다른 IS 조직원은 독극물을 사용하는 매뉴얼을 배포하며 영어로 "승리의 달인 라마단이 다가왔음을 잊지 말라"고 했다.

특히 44명의 목숨을 앗아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식당 인질극은 알라의 최초 계시가 선포된 날을 기념하는 '라일라트 알카드르'(Laylat Al-Qadr·운명의 밤)에 일어났다. 라일라트 알카드르가 포함된 하순 10일간은 라마단 중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기간으로 간주된다. IS가 자신들이 신성하다고 믿는 테러를 이 기간에 저지름으로써 신의 축복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여겼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외에도 지난달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 클럽 총기 난사,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연쇄폭탄 테러,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식당 테러 등 IS가 주도하거나 추종자가 일으킨 대형 테러가 잇달았다.

미 워싱턴 싱크탱크 '안보정책센터'(CSP)의 카일 쉬들러 연구원은 라마단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테러 공격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중동진실재단'(EMET)이 주최한 컨퍼런스콜 세미나에서 "특히 (라마단 마지막 날인) 7월 4일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나 축제가 벌어지는 곳, 콘서트장 같은 곳을 노릴 수 있다"며 "라마단 기간의 테러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잠재적 테러 대상이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에는 라마단의 끝을 기념하는 축제 '이드 알 피트르'가 3일간 열린다. 무슬림들은 한 달 간의 금식이 무사히 끝났음을 축하하며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선물을 교환한다. 이 축제 기간 동안 쇼핑몰 등 민간인이 몰리는 곳은 또 다른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 IS 점령지 위축도 '국제 테러 증가'에 복합적 영향

국제 사회의 IS 격퇴전으로 근거지로 삼았던 시리아·이라크에서 세력이 약화되자 그 반작용으로 국제 테러를 강화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행위가 라마단 기간과 맞물려 더 증폭됐다는 해석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국제 사회의 공습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점령지는 줄어들었지만, IS 조직원은 중동 밖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이라크의 경우 한때 IS에 의해 점령된 지역이 전체 영토의 40%에 달했지만 지금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에서도 IS 격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IS가 근거지로 삼고 있는 락까와 북부 거점 만비즈 등에서 전투를 진행 중이다.

반면 IS가 지난달 29일 자칭 '건국 2주년'을 맞아 공개한 조직도에 따르면 IS는 이집트와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체첸 등 10개국에 '중간 통제'(Medium Control) 조직을 두고 있으며 터키와 프랑스,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 '비밀 조직'(Covert Unit)을 운영하고 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애덤 시프 민주당(캘리포니아) 의원은 이날 CBS뉴스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IS의 국제 테러는 극악무도하며 상황에 맞춰 적응한다"며 "그들은 점령지를 상당 부분 잃었지만, 동시에 국제 사회에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당초 '칼리프 국가'(이슬람 신정일치 국가)를 선포하고 중동 지역에서의 세력 확장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중동을 넘어선 곳을 공격하려는 야망을 표출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일례로 IS의 선전용 영문 잡지 '다비크'는 한때 이슬람 제국의 일부였다며 이탈리아 로마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을 정복해야 한다는 계획을 싣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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