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승환은 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3-0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오승환은 경기 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행복하다는 말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개인적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내 꿈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이었다. 나 스스로 주전 마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트레버 로젠탈의 공백을 잠시 메우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세이브를 따낸 것은 지난 2008년 8월3일 당시 LA 다저스에서 뛴 박찬호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수확한 이후 8년만이다.
한국에서 277세이브, 일본에서 80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세이브를 따내면서 한·미·일에서 모두 세이브를 올리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이 같은 활약에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은 우리를 계속 놀라게 한다. 리그의 모든 구성원이 오승환의 진면목을 보고 있다" 며 "남은 시즌에도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의 세이브로 승리 투수가 된 아담 웨인라이트는 "오승환은 훌륭한 재능을 갖고 있다. 그의 공은 타자들을 잘 속이고, 어디서든 통한다. 어떤 상황도 두려워하지 않는 투수인 것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13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은 9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고, 삼진 2개를 잡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5마일(약 153㎞)을 찍었다.
지난달 3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던 오승환은 2경기만에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5경기 연속 비자책점을 기록한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58에서 1.54로 떨어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