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것과 관련, 야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이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정현 전 수석의 세월호 전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이 수석이 아마 뉴스를 보고 이야기했던 것은 홍보수석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아마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그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제 소신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추측컨대 홍보수석으로서 통상적인 업무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기동민 더민주 의원은 "이정현 수석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글쎄요. 지금 그 사건은 고발이 돼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확실히 잘못됐다 안됐다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과하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한편 강병원 더민주 의원은 "당시 저녁 9시뉴스를 보고 난 뒤에 이 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과 이정현 수석이 관저나 공관에서 뉴스를 같이 보았다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 관저를 출입하는 사람을 다 파악하고 있다. 만약에 2014년 4월 30일 관저 출입기록을 보면 이 수석이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과 함께 뉴스를 봤는지 알 수 있다. 관련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경호실 차장은 이에 관련 자료 제출의 전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강 의원은 "저는 이 사건을 제2의 보도지침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접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을 때 청와대는 보도통제를 해도 되나"라고 청와대를 비난했다.
이 실장은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어깨가 무겁고 마음이 아픈 분이 누구겠나"라며 "대통령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 분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면, 모시고 있는 비서실장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정적으로 보도지침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반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