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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이메일 스캔들…외국에 "후원 요청" 대량발송

입력 2016-06-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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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이메일 스캔들…외국에 "후원 요청" 대량발송


올해 미 대선의 사실상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이메일 스캔들'에 휘말렸다. 정치자금 후원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법적으로 후원 자격이 없는 외국의 정치인들에게까지 대량 살포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을 감시하는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진영을 연방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비영리 정치 운동단체인 '캠페인 리걸 센터(the Campaign Legal Center)'와 '데모크라시21(Democracy 21)' 등은 이날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2건의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트럼프의 선거운동이 법적으로 정치자금 지원 자격을 지니지 않은 외국인들에게까지 후원 요청을 보내는 등 불법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캠페인 리걸 센터의 브렌단 피셔는 "(트럼프 정치자금 홍보 이메일의) 규모와 범위가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보수당의 로저 게일 의원은 최근 며칠 새 잇달아 트럼프 캠프의 이메일을 받고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첫번째 이메일은 트럼프의 아들인 에릭과 도널드 주니어의 이름으로 된 것이었다. 게일 의원은 트럼프 진영의 메일이 자신의 의회 공식 이메일 계정을 통해 들어 왔다고 밝혔다. 당시 메일에는 "우리는 30일 자정까지 1000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목표를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가 다음 미국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게일 의원은 며칠 후 이번에는 트럼프 자신의 명의로 작성된 이메일을 받았다. 트럼프의 메일에는 "힐러리 클린턴은 세계 최고 수준급 거짓말쟁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게일 의원은 "트럼프 진영의 누군가는 영국의 보수당 의원들을 미국의 공화당 의원과 같은 편으로 생각할 정도로 아둔한 듯하다. 주변 동료들에게 물었더니 많은 이들이 트럼프의 메일을 받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아이슬란드 '레프트 그린 무브먼트'의 대표인 카트린 야콥스도터 역시 트럼프 캠프의 후원요청 메일을 받았다면서 트럼프 진영이 어떻게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WP에 보낸 메일을 통해 "나는 좌파 녹색운동을 벌이는 정치인이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진영은 지난 주 처음으로 선거자금 후원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일제히 발송했다. 트럼프가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을 방문하기 직전과 직후에 이루어졌다.

트럼프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의 개표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 24일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있는 본인 소유 턴베리 골프장 재개장식에 참석했었다. 당시 트럼프는 그 자리에서 영국인들은 나라를 돌려받았다. 국경에 대한 우려가 표심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진영이 이처럼 해외 정치인들에게까지 후원을 요청하는 등 무리수를 둔 배경은 자신과 본선에서 맞붙게 될 민주당의 클린턴 캠프와 비교해 선거자금이 크게 부족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FEC에 제출된 선거자금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측이 비축하고 있는 선거자금은 130만 달러(15억원)에 그친다. 반면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은 4200만 달러(약 484억 원)나 된다.

이번 메일 발송을 통한 정치자금 모금의 실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12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200만 달러가 걷혔다. 트럼프 진영은 외국 의회 의원들에게까지 정치자금 후원 메일을 보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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