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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속았다"…브로커 이동찬 '호화 도피생활' 추적

입력 2016-06-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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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여성을 직접 만나 취재한, 최수연 기자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여성, 두 사람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을텐데, 먼저 검거 당시에 CCTV에 이 여성도 등장하잖아요. 당시를 어떻게 얘기하던가요?

[기자]

CCTV에 나온 카페는 이동찬씨가 거의 매일 찾았던 곳입니다. 18일 체포 당일, 가사도우미 이 모 여성에게는 1층에 있으라고 했고, 이동찬씨는 도피 과정을 함께한 수사관 출신 강 모씨와 2층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들이닥치자 이 씨가 뛰어내린 겁니다.

[앵커]

이 모 여성이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도 찍혀 있는데, 이 가방에 1억원 가량이 들어있었다고요?

[기자]

이동찬 씨가 늘 지니고 다니던 가방인데, 이 씨가 뛰어내리자 강 씨가 갖고 내려와서 1층에 있던 이 모 여성에게 안겨준거라고 합니다.

이 여성은, 가방 속에는 천만원짜리 수표와 5만원권 다발이 들어있었고, 이동찬 씨가 뭘 사든 늘 가방 속의 현금을 이용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여성이 공범일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기자]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제가 만나본 이 모씨는 정말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정운호씨가 최유정 변호사를 고소한 4월부터 이동찬씨 본인과 주변인 등을 취재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범 강 모씨는 여러차례 취재가 됐는데, 이 여성의 존재는 전혀 드러난 바가 없습니다.

또 이 여성이 이동찬씨를 알게 된 건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5월 말쯤인데 전혀 다른 이름의 모 대기업 건설회사 임원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건설회사 임원인데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고 별다른 출퇴근도 안하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았다는 건가요?

[기자]

이동찬씨는 "근처 다리 건설 사업 때문에 잠시 남양주에 와있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또 매일 마사지를 받고 헬스와 골프를 즐기는 등 호화롭게 생활했는데, 평범한 주부로서 "대기업 임원은 저렇게 일을 안하고 돈을 펑펑 쓰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이 여성은 여전히 자신이 감쪽같이 속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황당해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저희도 두 달여간 거의 매일 정운호 게이트를 보도해드렸고, 이 기간 내내 이동찬씨는 검찰의 지명수배를 받고 있었잖아요. 이 여성 뿐 아니라 동네 주변 사람들도 눈치챈 사람이 없었나요?

[기자]

실제로 이동찬 씨가 다녔던 헬스장에 찾아갔었는데, 인상착의를 설명하면 "거의 매일 왔다"면서 알고 있었지만 '주 모씨'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은신처를 임대해준 집주인의 경우도 "이동찬은 뉴스로만 봤는데 내 집에 살았다니 황당하고 기가막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동찬씨의 실명이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된 건 매우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이동찬씨는 지금 구속된 상태죠? 검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검찰은 이 씨를 상대로 최유정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대가로 실제 현직 판검사, 경찰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거나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앞서 기소된 최 변호사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일절 자백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 씨가 어느정도까지 수사에 협조하느냐에 따라 이번 법조게이트의 성패가 판가름 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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