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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 첫 EU 회의…'리스본 조약 50조' 신경전

입력 2016-06-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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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이제 닷새째입니다. 언제 영국이 EU에 탈퇴 협상을 시작하자고 통보할지가 관심사인데요. 결과가 나온 초반 환호했던 분위기가 이젠 재투표론까지 나올 정도로 여기도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상황입니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충분히 협상 준비를 하고 싶어하는 영국에 대해 EU가 어떻게 나올지 관건이지요. 현지시간 오늘(28일) 저녁부터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에선 브렉시트 이후에 첫 EU 정상회의가 열려서 이른바 창과 방패의 대결에 세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런던 연결하겠습니다. 고정애 특파원, 거의 매일 만나게 되네요. 브렉시트 이후에 캐머런 총리가 EU 정상들을 만나는 건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당장 EU 탈퇴 협상을 하자, 이렇게 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되겠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캐머런 총리가 의회에서 2시간 동안 'PMQ'라고 불리는 총리 질문에 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EU 탈퇴 요청, 즉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은 새 총리 몫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건 영국 정부의 주권 사항이라고도 했습니다.

EU 정상들에게도 이같은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날 이미 EU 주요국 정상들이 회동을 한 바가 있습니다. 영국이 탈퇴 요청을 하기 전에 비공식 협상은 없다, 이렇게 입장을 전했다고 하지요?

[기자]

네, 이 자리에서도 두 가지를 확인했는데요. 일단 50조 발동은 영국 정부만 할 수 있다는 것과 50조 발동 전에는 공식이든 비공식 협상은 없다는 겁니다.

탈퇴 진영에선 국민투표 승리 후에 50조 발동을 늦추면서 EU와 비공식 협상을 하며 조율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 요청을 뿌리친 겁니다.

비공식 협상에 응할 경우 영국이 50조 발동을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무한정 늦출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듯 보입니다.

[프랑수아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왜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될까요. 불확실성보다 더 불확실한 게 없습니다. 불확실성은 종종 비합리적인 정치적 행위로 이어집니다.]

EU의 양대 기관차로 불리는 독일과 프랑스로서도 자신들의 국내 현안을 내려놓고 영국의 입만 바라볼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합니다.

[앵커]

벌써부터 속도 조절 얘기는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에 탈퇴를 준비할 시간을 주자는 건데, EU의 입장이 바뀐 건가요?

[기자]

일종의 현실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U에선 압박을 해본들, 영국 정부가 공식 발동하기 전엔 방책이 없습니다.

또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이후 모델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도 공감한 듯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영국으로서도 분석할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 점에 대해선 이해합니다.]

EU와 영국이 협상 개시 시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것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습니다.

[앵커]

차기 총리 인선 시기가 9월 초로 앞당겨지는 것과, 또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서 협상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봐야 되겠지요?

[기자]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앞당겨진다는 건데요, 새 리더십이 들어오면 그만큼 추진력이 더 생길 겁니다.

탈퇴 진영의 인물이 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겁니다.

다만 EU 관련한 조약과 법률 개폐권은 의회에 있습니다. 의회의 절대 다수는 잔류파입니다.

EU 단일시장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탈퇴 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도 그래서 단일시장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을 겁니다.

일각에선 만일 조기총선을 통해 EU에 호의적인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EU 잔류도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모든 게 불확실하지만 어떤 일이든 가능한 시기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런던에 고정애 특파원이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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