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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해줄래?" 갑질 유커…지자체, 실속없는 유치 경쟁

입력 2016-06-23 09:30 수정 2016-06-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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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폐해, 저희가 연속으로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관광보다 면세점 쇼핑 시간이 더 많고, 여기서 어떻게든 우리 업체들이 적자를 메워야하는 싸구려 관광 일정도 얼마전 전해드렸는데요. 이건 또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서울시는 삼계탕 파티, 인천시는 치맥 파티를 해줬는데 뭐 해줄 거냐는 중국 업체들의 요구사항들이 도를 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우리 지자체들 잘못도 큽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인천시 월미도. 중국 기업 아오란 그룹의 직원 4천 명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습니다.

한류 드라마에 등장해 인기를 끈 이른바 '치맥' 파티입니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예산 1억8천만 원을 투입해 마련한 환대 행사입니다.

두달 뒤, 이번엔 서울시가 대대적인 유커 대접에 나섰습니다. 한강공원에서 열린 두 차례의 삼계탕 파티에 유커 8천명 이 몰렸습니다.

서울시는 이 일회성 행사에만 2억5천만 원의 예산을 썼습니다.

서울시와 인천시 등이 앞서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유치전에 나서자 다른 지자체들도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경기도와 대전시, 대구시 등은 관광객의 규모에 따라 수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무료 K-POP 공연을 열어주는 곳도 있습니다.

단체유치에 열을 올리다보니 최근에는 중국측 여행사나 기업이 먼저 공짜 일정이나 인센티브를 요구합니다.

[지자체 관계자 : 서울시랑 인천시랑 이렇게 해줬는데 '너희들은 뭐 해줄 거냐'고부터 질문부터 들어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천명 단위의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해도 지자체에는 별다른 수입이 안됩니다.

지역상인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천시는 아오란 그룹 방문 이후 300억 원의 경제효과를 올렸다고 밝혔지만, 지역 상인들의 반응은 다릅니다.

[전통시장 상인 : 많이 안 팔았어요. 중국 사람들이 이런 건 그다지 관심이 없더라고요.]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해도 공짜 일정만 즐기고 다른 지자체로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쇼핑 일정도 대부분 대기업 면세점에 쏠려 있습니다.

[남완우 사무국장/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 강원도 같은 경우는 양양공항으로 와서 식당을 가거나 관광지를 가면 만 오천원을 손님 한 명당 보조금으로 지급해 주거든요. 그리고 돈 안 들어가는 공원에 한번 갔다가 바로 서울로 와요.]

유치 과정의 문제도 한둘이 아닙니다.

아오란 그룹의 인천 방문을 주관한 국내 여행사는 두 곳 모두 중국 여행객을 받을 자격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여행사 중 한 곳은 정부가 부실 저가관광을 퇴출한다는 취지로 중국 전담 여행사 자격을 박탈한 곳이었습니다.

[여행사 관계자 : 치맥파티 크게 하고 그 여행사가 손님 들어오는 당일 (중국) 전담 여행사에서 잘렸어요.]

중국 관광객을 받기위해 지자체들이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지역 경제에도, 국가 이미지에도 도움 안되는 보여주기식 유커 유치경쟁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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