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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은 영국 독립의 날" VS "되돌릴 수 없는 길 위험"

입력 2016-06-22 11:23 수정 2016-06-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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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은 영국 독립의 날" VS "되돌릴 수 없는 길 위험"


"23일은 영국 독립의 날이 될 것이다."(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되돌릴 수 없는 길을 택해서는 안 된다."(루스 데이비드슨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간) '잔류파'와 '탈퇴파'들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개최된 BBC방송 대토론회에서 브렉시트 잔류파와 탈퇴파 대표들이 토론자로 나서서 이민 문제와 경제, 주권 등을 주제로 첨예한 설전을 벌였다.

6000여 명의 청중들이 자리한 이날 토론회에서 전·현직 런던시장이 각각 탈퇴파와 잔류파 대표로 나서 맞대결을 펼쳤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이 자리에서 "목요일(23일)은 우리나라가 독립하는 날"이라는 말로 이탈 지지파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존슨 전 시장은 이민 문제와 관련해 "까다로운 EU 법규 때문에 영국 내무부가 중범죄자들을 추방할 수 없다. EU에 남아 있어야 우리나라의 보안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잔류파들의 뻔뻔함은 정말로 놀랍다"라고 힐난했다.

이에 관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나토 회원국 중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하는 나라가 하나라도 있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영국의 안보를 위해서는 EU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 시장은 탈퇴파들이 '공포 프로젝트'를 넘어 '증오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의 유입에 공포를 느끼는 영국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증오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칸 시장은 터키의 EU 가입에 따른 이민자 유입의 급증을 경고한 '떠나는 데 한 표를(Vote Leave)'이라는 브렉시트 전단지를 들어보이면서 "보리스, 당신은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당신은 터키라는 술책을 이용해 사람들이 '이탈'에 표를 던지도록 겁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칸 시장은 "터키는 EU에 가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칸 시장은 또 "이민은 우리 나라에 거대한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탈퇴파의 캠페인은 '공포 프로젝트'가 아니다. 적어도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증오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존슨 전 시장은 이민 통제 권한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탈퇴파' 대표로 토론에 나선 안드레아 리드섬 에너지장관도 "영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무분별한 이민 유입이 영국 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잔류파' 대표로 나선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루스 데이비드슨은 "(브렉시트의 경우)금요일 아침 다시 되돌아갈 길이 없다. 100%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슨은 영국이 EU 회원으로 남아야 훨씬 더 잘 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존슨 전 시장은 "EU는 영국과 세계 여러 나라 간 무역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데이비드슨은 "EU가 여러 가지로 당혹스럽고 귀찮게 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소상공인 등 누구에게나 공평한 운동장을 제공하고 있다. 만일 EU를 탈퇴할 경우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무역을 할 때 관세와 세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존슨 전 시장은 "영국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독일이 그런 조처를 취한다면 정신이 나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리드섬 장관은 "영국은 EU보다도 노동자들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손으로 선출하지도 않은 관료적 EU 지도자들이 우리 노동자들의 권리를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 주제는 영국의 주권과 세계 무대에서 영국의 역할에 관한 문제였다. 리드섬 장관은 빈둥거리는 EU 관료들이 영국의 법과 규정의 60%를 좌지우지 통제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영국이 EU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때마다 번번이 묵살됐다면서 "우리의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는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보수당 소속이면서도 잔류파를 대변해온 데이비드슨은 "60%라는 숫자는 허황된 날조다. 이탈파들이 터키의 EU 가입 등 여러 가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맞받았다.

데이비드슨은 영국이 이미 많은 주요 정책에서 통제권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은 유로 통화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다. 영국은 (EU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솅겐 조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비토권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EU가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파운드화와 금리, 세금, 건강보험, 교육, 재정 등을 통제하고 있다.유럽은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결정을 내린다"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반대에 앞장서온 노동당 조 콕스 의원의 피살사건 이후 현지 여론은 찬성-반대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콕스 의원의 피살 전까지만 해도 찬성 표심이 상승세를 탔지만 콕스 의원의 피살 사건 이후 반대 표심이 늘기 시작했다.

텔레그래프가 여론조사업체 'ORB'에 의뢰해 20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EU 잔류(53%)가 탈퇴(46%)에 7%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체 'IG'가 서베이션에 의뢰해 실시한 전화조사에서도 EU 잔류(45%)가 탈퇴(44%)를 1%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탈퇴와 잔류 여론이 각각 51%와 49%로 탈퇴가 앞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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