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최고인민회의 개최 앞두고 재발사 가능성
김정은 핵무력 완성 지시 따라 거듭 발사 시도
'핵탄두 폭발시험' 등 다른 목적의 발사일 수도
북한이 21일 동해안 일대에서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 네 차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재발사 강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 군·정보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 동안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약 한 달 동안의 준비 과정을 거쳐 기술적으로 보완한 뒤 다섯 번째 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오는 29일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발사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달 당 대회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해 무력시위나 군사적 도발의 적절한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6·25전쟁 66주년인 오는 25일이나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29일을 전후로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이 당 대회 이전에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어야 하지만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최고인민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3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는데, 이 연장선에서 무수단 미사일은 핵무력 완성의 정점이 될 수 있다"며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을 손에 움켜쥐고 인민생활과 경제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지난 네 차례의 발사 실패와 관련, 우리 군·정보당국 등의 예상과 다른 모종의 실험이 진행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순히 성공, 실패 여부를 따질 수 없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탄두 부분에 기존 탑재체보다 무거운 중량의 '모의 핵탄두'를 장착해 '핵탄두 폭발시험'을 진행하거나, 재진입 기술을 증명하기 위해 발사 각도나 방식 등을 조정하는 식이다. 이 경우라면 성공, 실패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북한의 거듭되는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시도는 일종의 핵탄두 폭발시험일 가능성이 있고, 사거리를 줄이면서 고도를 높여 재진입 실험을 진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만약 다섯 번째 발사에 나선다고 해도 그 목적과 의도를 모르는 상황에선 성공, 실패 여부를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구 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개량형이다. 길이 12m에 탄두 중량은 650㎏으로 추정된다. 사거리 3000~4000㎞로 일본 전역은 물론 괌의 미군 기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네 차례의 실패로 기술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40~50여기가 실전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