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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민희 도주행각…차장검사에 '지명수배 상담' 전화

입력 2016-06-21 11:26

지난 2월 대포폰 통화…"자수 권유" 해명
검찰 "진상 파악결과 범죄 혐의 등은 없어"
지명수배자 비호 등 부적절 처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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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포폰 통화…"자수 권유" 해명
검찰 "진상 파악결과 범죄 혐의 등은 없어"
지명수배자 비호 등 부적절 처신 비판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법조브로커 이민희(56·구속기소)씨가 검찰 수사를 피해 도주 생활을 하는 도중 현직 고위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 상담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검사는 정운호 수사팀이 이씨와의 통화 사실을 적발하기 전까지 이를 감춰온 것으로 드러나 지명수배자의 도피를 비호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 재경지검 A차장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상담을 했다. 이씨는 A차장검사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이씨는 올 1월부터 잠적해 지명수배 상태였다.

A차장 검사와의 통화 사실은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이씨 대포폰 번호를 입수해 통신 내역을 분석하는 와중에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달 21일 자수했고 수사팀은 그간 이씨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분석해 왔다.

이후 수사팀은 A차장검사에게 이씨와 통화하게 된 경위를 진상파악했다. A차장검사는 수사팀에 "도주 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전화가 와서 빨리 자수하라고 권유하고 끊었다"고 소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차장검사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57·구소기소) 변호사의 소개로 이씨를 알게됐다고 수사팀에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A차장검사에 대해 적절한 방법으로 진상파악을 했다"며 "범죄가 되거나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는 그런 사안"이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그러나 A차장검사가 지명수배 상태인 피의자와 통화를 한 이후 과연 적절한 처신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씨에게 자수를 권하고 끝낼 게 아니라 대포폰 번호를 수사팀에 알리거나 상급자에게 통화사실을 보고하는 등 A차장검사가 적절한 후속 조치를 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씨가 일방적으로 A차장검사에게 전화를 한 사례만 있는 것인지, 혹은 반대의 경우는 없는지도 밝혀져야할 의혹으로 보고 있다.

A차장검사는 이씨와 통화 사실을 그 당시에 상급자인 지검장과 수사팀에 전혀 알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A차장검사는 본인 휴대전화를 끄고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현직 검찰 간부는 "이씨가 도망 생활을 하면서 A차장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신변상담을 했다면 둘 사이 친분 관계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며 "적어도 상급자에겐 통화 사실을 알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마무리되고 범죄 혐의가 확정되면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난 내부 관련자에 대한 징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검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사업권 입찰과 관련해 서울시 감사 무마 등을 명목으로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 김모씨로부터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모두 9억원을 챙긴 혐의를 이씨를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2011년 12월 홍 변호사에게 형사사건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의뢰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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