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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첫 여성 시장 탄생…렌치 이탈리아 총리에 타격

입력 2016-06-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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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첫 여성 시장 탄생…렌치 이탈리아 총리에 타격


정치인들의 부패와 로마의 도시 기능 악화에 대한 분노에 힘입어 기성 정치인들에 반대해온 오성운동의 신인 여성 정치인 버지니아 라지(37)가 19일 실시된 로마 시장 결선투표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가 내세운 민주당의 로베르토 지아체티 후보를 물리치고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됐다.

라지 후보는 80%가 넘게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67%의 득표율로 지아체티 후보를 2대 1의 비율로 앞서 남은 개표에 상관없이 당선이 확정됐다.

지아체티 후보는 투표 종료 약 한 시간 후 패배를 시인하고 라지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행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우익 정당들을 포함해 수십 명의 로마 정치인들이 롸시의 계약과 관련한 부패 조사에 연루돼 있다.

기성 정치권이 부패 스캔들에 휩싸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함에 따라 로마의 대중교통과 도로 보수, 쓰리게 수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로마의 도시 기능이 급속히 악화돼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라지 후보는 20일 새벽 지지자들에게 "로마 시 정부에 합법성과 투명성을 회복시킬 것"이라며 "이번 승리는 로마 시민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녀는 로마의 새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라기 후보가 당선된다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라지의 승리는 널리 점쳐졌던 것이지만 민주당은 로마 시장 선거 패배 외에도 토리노시의 현직 시장 피에로 파시노가 오성운동의 또다른 여성 후보 치아라 아펜디노에게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라지 후보의 시장 당선으로 렌치 총리가 추진해온 로마의 2024년 올림픽 유치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37살의 변호사 출신 라지는 2주 전 실시 된 1차 투표에서 35%의 득표율로 24%를 얻은 지아체티와 결선투표에 올랐다.

반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오성운동이 로마 시장직을 차지하게 되면 2018년 치러질 총선에서 약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말했다.

지난 2009년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창립한 오성운동은 강력한 반부패 운동을 펼치면서 수년 간 이탈리아 정계를 괴롭혀 왔다.

민주당 출신의 이나시오 마리노 전 시장은 지난해 10월 스캔들 노출로 사임했으며 로마 시장직은 그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로마 시청이 마피아에 영향을 받아왔다는 추문이 이번 선거에서 오성운동의 급성장을 불렀다. 오성운동은 2018년 총선에서 주요 야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렌치 총리는 오는 10월 개헌 국민투표에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걸고 있다. 개헌 계획은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회전문식' 인사를 끝내고 정당 간 대립으로 인해 계속된 수년 간의 정치 불안 대신 안정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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