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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김수민 의혹'에 허술한 대응으로 화 키워

입력 2016-06-19 22:12

지도부 메시지 혼선에 진상조사단 무용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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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메시지 혼선에 진상조사단 무용론까지

국민의당, '김수민 의혹'에 허술한 대응으로 화 키워


김수민 의원이 연루된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당이 허술한 대응으로 일관하다 화(禍)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각종 의혹이 추가되고 있는데도 당은 자체 조사 결과를 통해 '불법은 없다'는 식의 입장만 되풀이해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대응이 구설에 올랐다. 안 대표는 이 사건을 처음으로 알려진 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검찰 조사를 예의주시하겠다"라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그러나 바로 다음날 태도를 바꿨다.

안 대표는 당 최고위에서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국민들께 걱정을 드려 송구스럽다"며 공개 사과를 했다. 전날의 강경한 태도와는 전혀 다른 언급이다. 이때문에 안 대표가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가 뒤늦게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동시에 국민의당 지도부 내에서도 대응 메시지가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안 대표가 공개 사과를 한 바로 그 최고위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 내용과 방법을 주시하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우리 당의 운명을 검찰의 손에 넘기지는 않겠다"고 반발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 역시 "검찰이 이번 수사를 정치적 방향으로 하거나 적법절차를 어겨 편파적·불법적으로 과잉 수사를 하거나 피의사실을 공표한다면 두 의원을 비롯한 관계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 상황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지도부가 혼선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당은 논란이 가중되자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출범시켰지만, 조사가 '셀프 면죄부 주기'에 그쳤다는 비아냥이 이어졌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이상돈 최고위원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검찰 소환조사를 앞뒀던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S사, B사로부터) 브랜드호텔에 들어온 돈이 국민의당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수민·박선숙 의원 등 의혹 당사자들에 대해 별도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브랜드호텔 주거래통장 내역만을 근거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사실상 공개적으로 무죄 변론을 한 것이다. 심지어 국민의당과 계약을 맺고 브랜드호텔에 다시 일감을 준 두 회사 중 선거공보 인쇄업체 B사의 경우 간담회 전날까지 면담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은 아울러 조사범위 역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제한하고, 밀실 공천 의혹에 대해선 사실상 조사에서 배제하겠다는 밝혔다. 이에 당내에선 진상조사단을 꾸린 것 자체가 적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진상조사단이 나아갈 길은 유죄와 무죄 두 방향인데 당에서 꾸린 조사단이 유죄로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긁어 부스럼'이란 취지로 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었다면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조사를 하는 게 맞겠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내부 조사를 한다고 해서 강제수사권도 없는 조사단이 어떤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겠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진상조사단은 사실상 활동을 마감했는데, 그런 와중에도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함성 투서나 고발이 있었다면 반드시 밝혀서 엄중한 문책이 따라야 한다"고 '내부고발자 색출'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 눈총을 받았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을 두고 '김수민 사태'로 인해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의 총체적 허술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결국 얼마나 당 체계가 부족했는지 보여준 게 아니냐"며 "당이 참 엉망이었던 거다, 한심하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다 이번 사태가 안 대표 측근들 간 갈등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일각의 시각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창당 초기에 공들여 영입하려고 했던 야권 주요 인사가 안 대표 측근 두 명을 지목하며, 합류 조건으로 그 측근들을 정리 하라고 요구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면서 "결국 김수민 의혹도 안 대표 측근끼리 싸워서 불거진 게 아니냐"고 진작 안 대표가 측근 정리에 나섰어야 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민의당과 안 대표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다음주 있을 김수민 박선숙 의원의 검찰 조사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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