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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구속' 17시간 장고 끝 기각 …검찰 "재청구 검토"

입력 2016-06-17 11:54

가습기 살균제 수사팀 "예측 못한 상황"
돌발 변수 부작용 최소화 방안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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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수사팀 "예측 못한 상황"
돌발 변수 부작용 최소화 방안 검토중

순탄하게 진행되던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수사가 변수를 만났다. 존 리(48)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다.

검찰은 리 전 대표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고 법원의 영장 발부를 자신했다. 검찰 내에선 법원 결정을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17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리 전 대표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영장기각은 이날 새벽 3시쯤 결정됐다. 법원은 전날 오전 10시30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고 17시간만에 결론을 냈다. 리 전 대표의 영장 발부 여부를 두고 법원도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피의자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이 제시한 리 전 대표 범죄 증거로 볼 때 구속 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현재 구글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는 리 전 대표의 지위를 감안해 증거 인멸과 도주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검찰은 그러나 법원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리 전 대표를 상대로 두 번에 걸친 고강도 조사 벌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을 다수 확보했고 관련자 진술도 나온 만큼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리 전 대표가 옥시에서 근무할 당시 가습기 살균제 유해 가능성에 대해서 몰랐을 리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리 전 대표 재임시절 '호흡 곤란'과 '두통' 등을 호소한 소비자 민원 글들도 관련 증거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리 전 대표에게 가습기 살균제 인체 유해 가능성을 보고했다는 옥시 직원들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대표 역시 제품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최고 경영자가 보고 받는게 마땅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전 대표는 다만 가습기 살균제 관련해서는 인체 유해 가능성 등을 보고 받았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리 전 대표 영장 기각이 이번 수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그간 수차례에 걸친 소환 통보에 불응했던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 등이 검찰 수사에 비협조할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런 이유로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리 전 대표는 2005년부터 2010년 옥시에서 근무했고 당시는 '옥시싹싹 NEW가습기 당번'의 판매량이 가장 많아 최대 피해자를 양산한 시기라는 점에 보강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영장 재청구 방침을 결정한다면 보강 증거들을 수집하는 과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번에 걸쳐 리 전 대표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이후여서 새로운 물증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의 영장 기각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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