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키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이 숨쉬는 공기가 다르다… 농담 같지만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게 미세먼지라면 더욱 농담이 아닌 게 되죠. 오늘(16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환경단체와 함께, 통학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봤는데요. ㎥당 무려 1140㎍ 이라는 값이 나왔습니다. 오늘 서울의 공식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단계였는데, 아이들 눈높이에선 전혀 달랐습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한 학생은 쪼그려 앉고 다른 학생은 머리 위로 손을 쭉 뻗습니다.
어린이가 호흡하는 높이와 성인 키에 맞춰 초미세먼지 농도를 재는 겁니다.
이 시각 가장 가까운 측정소에서 발표한 공식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10㎍.
하지만 학생들이 환경단체의 도움을 받아 측정한 통학로 4곳의 농도는 모두 공식 측정값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114, 성인 높이는 50㎍이 나온 곳도 있습니다.
주변에 전철 차고지와 5차선 도로 등이 있는데다, 지면 가까이에 쌓여 는 먼지는 잘 흩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윤아/은정초 : 미세먼지 측정기로 (처음) 재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놀랐어요.)]
미세먼지 측정소 대부분이 길에서 떨어진 높은 곳에 설치된 상황에서 공식 발표 값만 믿고 안심할 순 없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차도 바로 옆과 3m가량 떨어진 곳은 20~40%가량의 농도 차이가 납니다.
한편, 현재 중국 동부지역 상공에 가득찬 오염물질이 점차 한반도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모레부터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