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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김씨' 이름 2개를 가진 할머니의 희한한 소매치기 인생 55년

입력 2016-06-15 13:16

행정착오로 두 개 신분으로 생활

55년 간 소매치기 활동…전과 38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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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착오로 두 개 신분으로 생활

55년 간 소매치기 활동…전과 38범

'조씨·김씨' 이름 2개를 가진 할머니의 희한한 소매치기 인생 55년


지난 55년 간 소매치기 범행을 이어온 조모(73·여)씨. 조씨는 6·25 한국전쟁 당시 부모와 헤어져 고아원에서 자랐다.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 조씨가 살아가기 위해 택한 것은 소매치기였다. 16세 때부터 소매치기 수법을 배워 범행을 이어왔다.

정부가 주민등록법을 시행한 이후부터 조씨는 줄곧 '조OO'으로 살았다. 소매치기로 연명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변수가 발생했다. '이산가족찾기'를 통해 조씨가 전쟁 때 헤어진 부모를 만난 것이다. 1983년, 조씨는 본래 이름인 '김OO'을 되찾았고 주민등록 처리도 완료됐다.

하지만 당시 행정착오로 '조OO'이란 주민등록이 말소 처리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조씨는 '조OO'이란 주민등록과 '김OO'이란 주민등록 2개 모두를 가진 사람으로 살게 됐다. 신분이 두 개가 된 셈이다.

두 개의 신분을 갖게 된 조씨, 그는 동사무소 등을 찾아 하나의 신분으로 정리하는 대신 이를 악용하는 쪽을 택했다.

소매치기 범행으로 경찰에 검거될 경우 두 개 신분을 번갈아가며 사용한 것이다. '조OO' 신분으로 소매치기를 하다 집행유예 및 누범 기간일 때는 '김OO' 신분을 사용해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는 수법이었다.

특히 1992년 6월부터 2004년 4월까지 12년 간은 총 50회에 걸쳐 일본에 왕래하면서 원정 소매치기를 해오다 일본 경찰에 두 차례 체포, 추방됐다. 또 2009년과 2014년에는 다른 사람 명의로 일본에 밀항 시도를 하다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 수사경력자료상 조씨는 1975년 처음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55년 간 두 개 신분으로 살아오면서 중형을 피해왔음에도 총 38번의 전과를 기록했다.

지난 3월6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는 이모(64·여)씨가 옷을 구입하는 사이 뒤에 접근해 이씨의 핸드백에서 현금 60만원 등 100만원 상당의 금품이 담긴 지갑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의 도난신고를 받은 경찰은 조씨의 범행 장면 등을 확인, 추적 및 탐문을 거쳐 조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에 절도죄로 수배돼있는 등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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