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롯데 끝없는 증거인멸…구속수사 자초 '제무덤 파기'

입력 2016-06-14 16: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비자금 조성을 사고 있는 롯데그룹이 14일 검찰의 2차 압수수색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추가로 포착돼 수사팀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다양한 수법의 증거 인멸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롯데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수사 명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롯데그룹 계열사 10여곳을 포함해 총 15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사전에 핵심 서류를 치운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어떤 회사는 사장부터 임원들까지 모두 책상 서랍을 다 비워놨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결과 일부 회사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했거나 아예 통째로 빼돌려 물류창고에 숨겨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롯데그룹 계열사 직원 자택에서 하드디스크 사본을 찾아내기도 했다.

검찰은 롯데그룹 계열사 5~6곳에서 조직적으로 증거가 인멸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이 롯데그룹 본사 차원의 지시가 아닌 계열사별 사장의 의사결정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롯데그룹 계열사 6곳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증거를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비밀금고도 비워진 상태였다.

검찰은 일부 직원들이 장부와 업무일지를 숨긴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추궁해 일부 서류는 확보했다.

수사 착수 전 검찰은 롯데그룹이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장부 등 핵심 서류를 외부로 빼돌렸다는 첩보를 입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 입점 로비를 받은 혐의가 있는 신영자(74·여)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관련 압수수색 당시에도 증거 인멸 정황을 적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에 일부 지장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라며 "이 수사를 착수할 수 밖에 없던 이유도 이런 데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증거인멸은 결국 사법처리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구속수사 방침을 굳히는 데 한 몫할 것이란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초기에 저항하는 정도는 몰라도 이처럼 조직적으로 자료를 파기하고 임원들이 숨바꼭질하는 건 처음 본다"며 "정상적인 대응이 아니다"고 말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