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작가 한강의 맨부커 수상은, 영어권에서 한글을 제대로 번역할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웠는데요.
조선족 동포가 아닌 중국 대학생들이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겨루는 현장을, 신경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백일장 글제가 발표됩니다.
올해 주제는 '과속', 녹록치 않은 주제에 학생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중국 57개 대학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대학생 97명은 금새 원고지를 한 칸 한 칸 메워갑니다.
쉽지 않은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합니다.
[두원신/베이징대 4학년 (금상 수상자) : (답안 중에 가장 자신있는 구절은?)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이요. 바쁘게 살면 삶의 아름다움을 쉽게 놓칠 수 있지만 천천히 살면 평소에 보지 못 했던 풍경을 볼 수 있어요.]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전공한 중국 대학생들이 부상으로 주어지는 한국 유학의 희망을 이루는 자리입니다.
한류 전파를 넘어 진정한 한국통 육성을 위한 한글 백일장의 풍경입니다.
[정규상/성균관대학교 총장 : 한강 작가의 맨부커 수상을 함께한 중국판 데버라 스미스를 육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좋은 대회로 발전시켜….]
백일장 개최 10주년을 맞아 입상자 모임도 새롭게 꾸렸습니다.
[뤄위안/입상자 모임 회장 (1회 은상 수상자) : 전 중국을 커버하는 튼튼한 한국 전문가 네트워크로 (입상자 모임을) 발전시키겠습니다.]
고전번역원은 한국어과 지도교수들을 대상으로 특별 고전강연도 선보였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230여개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개설돼 3만여명의 중국 대학생이 우리말과 글을 배우고 있습니다.